민주당, '탄핵' 간접적·우회적 군불…촛불문화제로 명분 쌓기?
당 "개인의견 자유"라며 선 그었지만
이재명 "국민 뜻 반하면 끌어내려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구호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참석자들의) 의견은 자유"라며 모호한 입장이다. 사실상 친명(친이재명)계와 강성 지지층의 '내부결속 대회'로 평가 받는 촛불문화제를 통해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탄핵 여론에 간접적·우회적으로 군불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7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제5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는 '민주파괴와 국정농단'이었다. 단식 8일차에 접어든 이 대표를 직접 마이크를 잡아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권력은 결국 국민이 잠시 맡긴 수단에 불과하다"며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도 국민의 뜻에 어긋나서 존속할 수 없다. 결국 국민의 뜻이 관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바다에 버릴 것은 후쿠시마 핵폐수가 아니라 윤석열 독재 정권"이라며 "철거해야 할 것은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집회 참석자들은 LED 촛불을 흔들며 "윤석열 탄핵"을 외쳐 호응했다.
'민주주의를 회복'한다면서 지난해 3월 대선을 통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구호는 이른바 '촛불 문화제' 첫날부터 나왔다.
지난 1일 처음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시작되자 일부 참가자들은 "내려가라"거나, 박 원내대표가 의도한 구호와 달리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행사 사회를 맡은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이 정해진 구호를 독려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마찬가지였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행사 참가자들이 대통령 탄핵 구호를 외친다'는 물음에 "지도부에서 (참가자들의) 탄핵 (구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비명계로 불리는 설훈 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국회의원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항쟁'이란 발언이 나왔지만, 당이 직접 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섣부른 언행이 내년 총선 전 '역풍'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처럼 거듭되는 촛불집회를 통해 국회에 모여든 지지자들의 입을 빌려 "탄핵"의 군불을 꾸준히 떼온데다가 최근에는 급기야 이 대표가 직접 "국민 뜻에 반하면 끌어내려야 한다"는 파격적 발언을 내놓은 만큼, 당도 이에 동조해 '윤 대통령 탄핵' 기류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단식 7일차인 전날 유튜버 김어준 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결국 링 위의 선수들이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지 감시하고, 잘못할 경우엔 지적하고, 정말 국민의 뜻과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그게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간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왕' '국기문란'이라고 지적해온 점으로 미뤄 사실상 '탄핵'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돼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은 "촛불문화제라기보단 친명계와 강성당원들의 '대통령 탄핵 궐기대회' 성격이 강한 건 맞다"며 "당 입장에서도 이번 행사에서 만들어진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당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내란선동'이라며 질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계속해서 탄핵을 언급하는 야당의 행태는 헌법 위에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한 선출 정부에 대한 내란선동행위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제1야당의 대표가 일개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표현을 한 것이 격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치를 복원하자며 '대통령을 끌어내린다'고 말하는 것도 자체모순"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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