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발롱도르 후보? 이 사람 덕분"…유럽 명장 KIM 활약 이유로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거론'

이현석 기자 2023. 9. 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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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과거 한 시대를 전술로 풍미하며 현재까지도 세계적인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아리고 사키 감독이 김민재의 이번 발롱도르 후보 선정의 이유로 '한 사람'의 공을 높게 평가했다.

이탈리아 매체 아레아 나폴리는 7일(한국시간) "사키 감독이 2023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나폴리 출신 선수 3명에 대해 논했다"라고 보도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은 7일(한국시간)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끈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포함됐다.



김민재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1년 전에는 유럽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튀르키예 리그에서 활약했다.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 보다 강한 팀, 더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과연 잘할 수 있겠느냔 의문부호가 붙은 건 당연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냈다. 처음에는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으로 여겨졌으나 연일 빼어난 활약으로 나폴리 민심을 사로잡았고, 아예 쿨리발리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가져갔다.

이적 첫 시즌이었음에도 적응기는 필요하지 않았다.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도약해 파트너 아미르 라흐마니와 함께 나폴리 후방 수비를 든든히 책임졌다. 김민재는 압도적인 공중볼 장악력, 빠른 스피드, 준수한 빌드업 능력을 보여줬다. 공격 일변도로 나서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당시 나폴리 감독 스타일에 가장 완벽하게 부합하는 수비수였다.

리그 정상급 공격수들을 틀어막은 김민재는 수비 축구 본고장인 이탈리아 리그에서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데 이어 팀 동료 조반니 디 로렌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빅터 오시멘과 함께 올해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활약으로 나폴리도 구단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이후 김민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으며, 김민재가 바이아웃을 통해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폴리 팬들은 그의 대체자를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강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끈 활약으로 김민재는 곧바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자신의 가치를 더 끌어올렸고, 이번 발롱도르 후보 선정으로 이를 인정받았다.

이런 가운데 사키 감독은 김민재가 이번 발롱도르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 한 사람을 꼽으며 김민재의 발롱도르 후보 선정이 더욱 관심을 받게 됐다.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뛰던 시절 AC 밀란의 감독이었던 사키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2회 우승 등을 거머쥔 명장이다. 사키 감독은 AC밀란 감독 시절 마라도나를 견제하기 위해 수비에서 조직적인 압박을 강조한 전술을 개발했는데, '사키이즘'이라고 불리는 이 전술은 현역 감독인 위르겐 클롭, 펩 과르디올라 등에게 모두 영향을 미쳤다.




아레아 나폴리 보도에 따르면 사키 감독은 김민재,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빅터 오시멘의 이번 발롱도르 후보 선정에 대해 "세 산수가 이토록 탐나는 상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고 지난 시즌 초반에 말했을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이 모든 성공의 원인은 칼리두 쿨리발리, 다비드 메르텐스 등 귀중한 선수를 팔았음에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완벽한 전술을 만들었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으로부터 온다"라며 세 선수의 활약과 이번 발롱도르 후보 선정이 스팔레티 감독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크바라츠헬리아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지만 스팔레티는 그를 팀에 적응시키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 오시멘은 그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라며 두 선수가 스팔레티 감독 밑에서 얻은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김민재에 대해서는 "무명이었던 김민재가 이렇게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줄 누가 상상했겠는가? 그의 기술적, 신체적 자질을 믿고 모든 선수가 참여한 조직적인 수비에서 그가 활약할 수 있게 해준 스팔레티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라며 김민재의 활약에도 스팔레티가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후보에 올랐고, 요슈코 그바르디올(크로아티아), 후벵 디아스(포르투갈·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수비수 포지션으로 이름을 올렸다. 보통 공격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공격수, 그 다음 미드필더가 많은 주목을 받는 데다가 그바르디올은 월드컵에서의 활약, 디아스는 맨시티 트레블 핵심 멤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민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분데스리가도 김민재의 발롱도르 후보 선정을 축하했다. 분데스리가는 "뮌헨의 3인조가 주드 벨링엄, 엘링 홀란과 같은 전직 분데스리가 스타들과 함께 발롱도르 후보로 지명됐다. 올해 수상자는 10월 30일 파리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라며 뮌헨의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는 세 선수의 발롱도르 후보 선정 소식을 언급했다. 

분데스리가는 케인과 무시알라에 대해서는 "케인은 토트넘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30골을 넣은 보상이다. 무시알라는 16골 16도움과 함께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우승으로 이어지는 골을 넣은 것이 유명하다"라고 평가했다.



김민재에 대해서는 "김민재는 나폴리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세리에A 우승을 뒷받침했고,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라며 세리에A 우승에 기여한 김민재의 공이 컸다고 설명했다. 

발롱도르에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는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이 지난해 발롱도르에서 기록한 11위다. 손흥민은 20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2019년 자신이 기록했던 발롱도르 22위 기록을 뛰어넘었다. 

시대의 명장 사키 감독에게도 언급된 김민재가 이번 발롱도르에서도 손흥민이 기록한 11위를 뛰어넘으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끌어 올릴 수 있을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AP, AFP,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풋볼, 나폴리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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