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둔 이웃 살해' 혐의 60대 "술 취한 뒤 깨보니 숨져있어"

바둑을 두다 시비가 붙은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8)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11시 40분께 서귀포시 보목동 주거지에서 60대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건물에 월세로 각각 홀로 지냈던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나 오후 8시 45분께 피해자 주거지에서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A씨 주거지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주거지에서 B씨와 술을 마시며 바둑을 두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소리치며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을 목격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 변호인은 "처음 교류한 사람을 살해할 이유가 없고, 피해자를 발견하자마자 임대인을 찾아가 신고해달라고 했다"면서 검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A씨는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B씨가 주거지 싱크대 앞에 누워있었다"며 "'왜 거기 누워있느냐'며 몸을 흔들어보니 손이 싸늘해 119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휴대전화가 없어 바로 2층으로 가 집 주인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일부 증거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서 법의관과 혈흔분석관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2차 재판은 오는 10월 26일 오후 4시께 이뤄질 예정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