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원전 등 MOU·계약 16건 체결…필리핀과 FTA 정식 서명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와 원전 협력을 포함한 양해각서(MOU)·계약 16건이 체결됐다. 필리핀과는 자동차 무관세 수출 등을 담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정식 서명이 이뤄졌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한국·인도네시아 경제계 인사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기업 간 경제협력 MOU와 계약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순방차 찾은 자카르타에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등이 진행되고 있다.
원전 부문에선 한국 원전수출산업협회와 인도네시아 원자력협회가 '미래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원전 산업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전기 이륜차 생산기반 구축 협력 같은 모빌리티(2건)와 핵심광물(2건), 자원 재활용(1건), 전력·청정 에너지(5건), 산업(3건), 보건·정책(2건) 등 7개 분야에 걸쳐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두 나라는 이번 MOU·계약을 계기로 성장 가능성 높은 '미래 먹거리' 개척을 위한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2039년 1GW 규모의 신규 SMR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니켈·희토류 같은 광물 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꼽힌다. 인구 세계 4위로 내수 시장도 큰 편이다.
한편 안덕근 본부장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알프레도 에스피노사 파스쿠알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과 '한-필리핀 FTA'에 정식 서명했다. 지난해 6월 협상 최종 타결이 이뤄진 뒤 법률 검토 등을 거쳐 정식 서명 단계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전 세계 59개국(22건)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FTA 발효를 목표로 국회 비준 동의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구 1억1000만명인 필리핀은 한국에서의 수출액이 아세안 국가 중 3위(123억 달러)에 달한다. 니켈 생산량 세계 2위, 코발트 생산량 4위 등 경제적 잠재력도 크다. 이번 FTA 체결로 한국은 필리핀에 대해 전체 품목의 94.8%, 필리핀은 한국에 대해 96.5%의 관세를 각각 철폐하게 됐다.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자동차 부품 등이 개방 혜택을 받게 된다. 관세율 5%인 한국산 자동차는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향후 잠재력이 큰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5년 내 관세가 사라진다. 관세율 3~30%인 자동차 부품도 최대 5년 이내에 무관세 개방이 이뤄진다. 필리핀 시장에선 일본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관세가 줄어드는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필리핀의 관심 품목인 바나나(관세율 30%)는 우리나라에서 5년 관세 철폐 조건으로 문을 열되 농산물 세이프가드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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