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검찰 지속적 압박에 허위진술" 진술서 법정 제출
[김종훈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자필 진술서. |
ⓒ 김광민 변호사 |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다섯번째 검찰 소환이 예정된 가운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7일 이 대표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했던 자신의 검찰 진술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 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지사가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진술을 했다"면서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써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A4용지 한 장 크기의 자필 진술서는 이 전 부지사의 새로운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에 의해 공개됐다.
이는 지난 7월 12일 김형태 변호사가 변호인을 사임하면서 밝힌 검찰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다는 의견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이 전 부지사가 몇차례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부인한 적은 있으나, 자신의 검찰 진술을 구체적으로 뒤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체포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8개월 이상 검찰로부터 집요한 수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라는 집요한 압박을 받았다"라며 "마치 이재명 피의자의 참고인 신분과 같은 수사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 이화영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한 검찰 신문조서는 임의성(자발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이화영과 경기도는 쌍방울의 김성태 등에게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용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 이와 관련된 어떠한 보고도 한 적이 없으며 김성태와 전화 연결을 해준 사실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 신문조서를 부동의한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서와 검찰 신문조서 증거 부동의 인부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며 "다음 공판(12일) 증인 신문하기 전 관련 내용을 다시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성태-이화영 진술을 발판으로 이재명 대표로 확대하려는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또한 이 전 부지사가 공개적으로 '별건수사를 통한 검찰의 지속적인 압박'을 주장함에 따라 검찰 수사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된 이 전 부지사는 몇차례 구속기간 연장 및 다른 사건에 의한 추가 구속으로 현재 1심이 안 끝난 상태에서 구속 상태가 약 1년간 지속되고 있다. ( [관련기사] "이화영, 쌍방울 김성태 통한 회유·압박에 검찰서 허위 자백" https://omn.kr/259kf )
반발하는 검찰 "진술왜곡 시도 수사 중"
검찰은 즉각 반박했다. 이날 오후 수원지검은 "민주당 소속 변호인(김광민 변호사) 선임 직후 이재명 대표 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번복한 진술서를 외부로 공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지검은 "검찰에서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만으로 범죄혐의를 단정하지 않으며, 수많은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된 이후 이 전 부지사는 가족 및 지인 접견 136회, 변호인 접견 229회 등 자유롭게 접견하였고,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 등 입회 하에 검찰 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수사절차에 대한 이의제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압박에 의한 허위진술 주장을 반박했다.
수원지검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경위와 배우자와 변호인의 진술 왜곡 시도 과정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신봉수 수원지검장도 이날 취임식에서 "사법 방해에 대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당사자만 볼 수 있는 증거기록을 빼돌려 진실을 왜곡·조작하는 범죄, 허위 증거를 날조하여 악용하는 증거 위조, 부당한 수사·재판 지연 등 이런 부분들로 인해서 형사 사법 절차가 무력화되면 궁극적으로 국민 보호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의 연관성을 줄곧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입장을 바꿔 검찰에 일부 인정하는 진술을 한다. 주요 내용은 ▲부지사 시절인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김성태 회장에게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이 지사에게 보고하면서 '돈이 좀 들어간답니다'라고 말했더니 이 지사가 '알아서 하세요'라고 답했고 ▲그해 12월 부지사에서 퇴임하면서 이 지사에게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주었다는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이 내용이 담긴 심문조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증거능력을 부여하려고 했지만, 이후 이 전 지사의 부인과 변호인 측에 의해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 주장이 대두된 상황이었다.
피고인 진술서
성명 : 이화영
저 이화영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하여 검찰에서 진술한 검찰신문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닙니다. 거듭 밝히거니와 이화영과 경기도는 쌍방울의 김성태 등에게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용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따라서 이화영은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 이와 관련된 어떠한 보고도 한 적 없으며, 김성태와 전화연결을 해준 사실도 없습니다.
이화영은 김성태의 체포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8개월 이상 검찰로부터 집요한 수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라는 집요한 압박을 받았습니다.
마치 이재명 피의자의 참고인 신분과 같은 수사를 받았습니다. 이화영은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 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지사가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진술을 하였습니다. 이는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써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재판이 지연된 점에 대해 재판부에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2023년 9월 7일
피고인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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