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사서"…아내 바다에 빠트리고 돌 던져 살해한 남편
아내를 바다에 빠트린 뒤 돌을 던져 살해한 남편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7일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구속기소 된 A(30)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도 “혐의를 인정하는 게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시도하려고 하는데 워낙 큰 충격을 받아 당장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판 속행을 요청했고, 법원도 받아들였다.
A씨는 지난 7월 15일 오전 2시 40분께 인천시 중구 잠진도 제방에서 30대 아내 B씨를 떠밀어 바다에 빠트린 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0년 6월 혼인했으나, 같은 해 9월 피고인의 외도 사실이 발각돼 추궁을 당하자 피해자로부터 자신의 삶을 과도하게 감시를 당하고, 자신이 번 돈을 많이 쓴다고 생각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7월12일 잠진도로 낚시를 가기로 했는데, 15일 여행을 가던 도중 피해자가 명품가방을 여러 개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를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범행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B씨를 향해 주변에 있는 큰 돌을 여러 차례 던지는 모습이 담겼으며, 숨진 B씨의 머리에서는 돌에 맞아 생긴 멍 자국과 함께 혈흔도 발견됐다.
A씨는 범행 당일 119에 신고하면서 “낚시하러 아내와 함께 잠진도에 왔고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온 사이 아내가 바다에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A씨는 해경이 범행 증거를 제시하자 “아내와 불화가 있었는데 명품 가방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돼 범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10월 31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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