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시장발 위기…美 경제의 ‘새 시한폭탄’

장은현 2023. 9. 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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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대출 부실 위기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은행의 직접대출뿐 아니라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등 간접대출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 자금이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WSJ는 "상업용 부동산의 총간접대출 규모가 3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이들 은행 전체 예금의 20%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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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촬영된 미국 뉴욕 전경.UPI연합뉴스

상업용 부동산대출 부실 위기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은행의 직접대출뿐 아니라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등 간접대출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 자금이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붕괴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대출과 투자가 은행업계와 경제 전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출을 갚지 못하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생기면서 은행은 대출 규모를 줄이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doom-loop)이 발생할 개연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의미다.

신문은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대출액은 2조2000억 달러(약 2936조원)에 이르러 2015년 이후 7년 만에 배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출의 상당 부분은 중소·지방 은행이 담당했는데, 이들은 10년 이상 이어진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대출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문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쇄적으로 높인 지난해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성이 급락하고 대출금 이자 부담은 높아지자 돈을 빌려 부동산을 샀던 소유주들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다 중소·지방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채권 등 간접대출을 시행해 위험노출액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는 “상업용 부동산의 총간접대출 규모가 3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이들 은행 전체 예금의 20%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도시에선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채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사인 RXR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33층짜리 업무용 건물을 담보로 빌린 2억4000만 달러(약 3200억원)의 대출 만기가 다가왔지만 이를 재융자하겠다는 은행이 없자 디폴트 상황에 내몰렸다.

아칸소주에 본사를 둔 OZK은행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은행으로부터 빌린 6000만 달러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탓이다. OZK은행은 2021년 이 업체가 소유한 건물 부지 가격이 1억3900만 달러였기 때문에 대출이 안전하다고 평가했지만 지난해 말 이 가격은 1억 달러로 약 28% 폭락했다.

이번 위기가 2008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리먼브러더스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처럼 미 금융기관 전체로 급격히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당시에도 주택가격 하락으로 저신용자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이 디폴트됐고 이에 은행들이 파산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데이터제공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부동산 집계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중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과 증권은 약 9000억 달러에 달한다.

자산운용사 베네핏스트리트파트너스의 마이클 콤퍼레이터 상업용 부동산 책임자는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훨씬 낮은 가격에 이뤄질 게 틀림없고, 이는 은행들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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