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오늘의 달력
2023. 9. 7. 18:06
어제의 꿈을 오늘도 꾸었다
아무도 위로할 수 없는 절망의 바닥을 보았다
바닥 밑에 희망이 우글우글 숨어 있을 거라고 거짓말했다
한장을 넘겨보아도 똑같은 달의 연속이었다
못 하는 게 없는 것보다 어쨌거나 버티는 게 중요했다
바닥 밑에 바닥, 바닥 밑에 바닥이 있을 뿐이라고
그럼에도 우리는
바닥에 미세한 금들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았다
바닥의 목소리가 뛰어올라 공중에서 사라질 때까지
당신의 박수 소리가 하늘 끝에서 별처럼 빛날 때까지
오늘도 달력을 넘기는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당신의 애인에게서 내일의 꿈을 들었다
-유현아 시집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중
어제와 내일, 절망과 꿈 사이에 오늘이 있다. 오늘은 어제와 같아 보인다. 달력 “한장을 넘겨보아도 똑같은 달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달력을 넘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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