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신혼희망타운 대출금리 기준 청약일로 변경 검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공공분양주택인 신혼희망타운에 제공되는 대출 금리를 계약일이 아닌 청약일 기준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혼희망타운 입주 예정자들이 '정부가 기습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며 대출금리 인상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신혼희망타운 사전 청약을 받으면서 고지한 것(대출 금리)에 대한 신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은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공공분양주택으로,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고 연 1.3%의 고정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대신, 시세 차익의 최대 50%를 정부와 공유하도록 했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청약저축 금리를 2.1%에서 2.8%로 올리면서 정책대출 금리도 올렸고, 신혼희망타운 대출 금리를 연 1.3%에서 1.6%로 인상하겠다는 개정 시행세칙을 은행들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금리를 일제히 0.3%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상태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8월 30일 전에 입주한 신혼희망타운 아파트는 연 1.3% 금리로 대출됐고, 8월 30일 이후 입주한 6000세대에게는 변동된 금리가 고지됐다"며 "입주예정자들 입장에선 이미 3년 전 고정금리로 알고 청약 여부를 결정했는데, 이들도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신혼희망타운을 분양받은 이가 3억원(20년 만기)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대출금리가 연 1.3%일 때 총이자가 3000만원이지만, 1.6%로 오르면 400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늘어난다. 입주일이 며칠 차이 난다는 이유로 갚아야 할 이자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에 원 장관은 "(대출 금리) 기준점을 계약 체결이 아니라 청약 시점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금리를 올려도 신혼희망타운 모기지 금리는 주택도시기금 구입자금 대출 중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이며, 금리 변동 가능성을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서 안내했다고 설명했었다.
다만 대출상품 안내문에는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상품은 주택도시기금법 제10조 제6항에 따른 기금운영계획에 따라 일부 변경될 수 있음'이라고 돼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뚜렷이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왜 한국을 중국 일부라 했나…이제야 드러났다, 시진핑 속내 | 중앙일보
- 알바 찾다 성폭행 당한 10대..."성병 옮은 것 알고 극단선택했다" | 중앙일보
- 이재명 찾은 태영호, 끌려 나가며 아수라장…"박영순 출당 시켜라" | 중앙일보
- 고교생 딸 친구 26번 성폭행…통학차 기사, 2심서도 "난 무죄" | 중앙일보
- 도경수 코에서 연기가…영상 딱걸린 '실내 흡연', 민원처리 결과 | 중앙일보
- 이근, 뺑소니로 면허취소 됐는데…차 몰고 경찰서 갔다가 또 입건 | 중앙일보
- 조개구이는 옛말…모든 객실이 스위트룸, 승마도 즐기는 그 섬 | 중앙일보
- 한인 모녀 틱톡 1100만뷰 '냉동김밥' 대란…미국 한인마트 돌풍 | 중앙일보
- "비싸서 안 가""무조건 해외로"…황금연휴에도 내수는 빨간불 | 중앙일보
- 용산 상공 400m서 핵폭발?…김정은 '최대 살상고도' 찾고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