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9세' 롤링스톤스 앨범 냈다…"우정 비결? 자주 말 않는 것"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롤링스톤스'가 18년 만에 신곡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보컬리스트 믹 재거(80),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80)와 로니 우드(76) 등 이들의 평균 연령은 79세다.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신곡 12곡이 담긴 이번 앨범을 놓고 "노장들의 새 앨범은 맹렬한 로큰롤과 디스코,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고 평했다.
런던 해크니에서 이날 열린 앨범 발표 행사에 세 사람은 검은색 의상과 선글라스를 함께 착용하고 등장했다. 롤링스톤스를 상징하는 빨간 혓바닥 모양의 로고로 장식된 택시에서 내리며, 택시비를 지불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데뷔 61주년을 맞은 이들이 다시 뭉친 계기는 2년 전 드러머였던 찰리 와츠의 사망이었다. 2021년 와츠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멤버들은 남은 삶을 진지하게 고찰했다고 한다. 리처드는 "와츠가 떠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야 하고 롤링스톤스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새 음악을 만드는 데 몰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모여 연습하기 시작했고, 올 2월 녹음·편곡을 마쳤다고 한다. 앨범엔 와츠 생전에 함께 녹음했던 두 곡도 포함됐다.
이날 세 사람은 무대에 올라 타이틀곡인 '앵그리(Angry)'를 선보였다. 프론트맨(무대 전면에서 공연을 이끄는 역할)인 믹 재거는 "작업하는 내내 곡들이 마음을 쾅쾅 울리는 것처럼 매우 흥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들 그룹의 전기 『더 스톤스』를 쓴 필립 노먼은 "1960~70년대의 악동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런던의 유행 중심지에서 쇼를 열면서 젊은 이미지를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반세기하고도 11년이 지난 세월 동안 우정을 유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재거는 "너무 자주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리처드는 웃으며 "누군가에게 정중하게 닥치라고 말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마케팅을 놓치지 않았다. 이날 행사 사회자로 미국의 유명 진행자 지미 팰런을 섭외하고,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앵그리'의 뮤직비디오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시드니 스위니(25)가, 수록곡 중 한 곡엔 가수 레이디 가가(37)가 참여했다. 영국 타임지는 "이 노련한 록커들은 MZ세대 등 가능한 폭넓은 층에 자신들을 호소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1962년 데뷔한 롤링스톤스는 현존하는 가장 오랜 록 밴드 중 하나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60년대에 흑인 음악으로 여겨지던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록 스타일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영국 록 음악의 르네상스로 불리던 시기에 비틀스와 양대 산맥을 이뤘다. 비틀스가 단정하고 부드러운 곡을 선보인 데 반해, 롤링스톤스는 반항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NYT에 따르면, 비틀스의 멤버 조지 해리슨은 "어른들은 비틀스를 좋아했지만, 진짜 멋진 아이들은 스톤스의 팬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8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2008년 미 빌보드지가 선정한 '역대 아티스트 100위'에서 10위에 선정됐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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