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천막 찾았다가 3분 만에 쫓겨난 태영호
[곽우신, 남소연 기자]
▲ 이재명 대표 항의방문한 태영호 의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천막을 찾아 전날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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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받고 싶어서 나왔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 천막을 찾아온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향해 쏘아붙였다. 각종 구설로 최고위원에서 자진 사퇴하고 당원권 정지 징계까지 받은 터라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이 불안한 태 의원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태 의원은 7일 오전,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게 박영순 민주당 의원의 출당 조치와 국회의원 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한 채 3분도 채 되지 않아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민주당, 공산전체주의 맹종" vs. "북한에서 온 쓰레기"
발단은 지난 6일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 자리였다. 태영호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민주당을 여러 차례 비난했다.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런던협약·의정서에 가입한 88개국에 친서를 보내기로 한 것을 두고 "국민 주권 도둑질"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된 윤석열 정부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정국을 정치적 수단, 탄핵 수단으로 삼는 이러한 세력이 반국가세력"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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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윤미향 의원에 관해 민주당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는 것을 두고 "그러니까 반국가적인 행태를 보고서도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것이 바로 공산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이에 격분한 민주당 의원들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빨갱이" "공산당 부역자"와 같은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태 의원도 삿대질을 하며 "쓰레기? 발언 주의하시라"라며 서로 고성이 오갔고, 결국 김진표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쓰레기라든지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라고 자제시켜야 했다.
태영호 "박영순, 최소한의 예의 내팽개쳐... 이재명, 지켜볼 건가?"
그러자 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재명 대표에게 전달하는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박영순 의원은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분 동안 저를 향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저에게 한 욕설을 그대로 했다"라며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쳤다"라고 분개했다.
그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7년째 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이런 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한 말이 무엇이 틀렸는지 민주당은 답변하라"라며 본인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비난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되짚으며 "그런 의원들을 품고 있는 민주당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재명 대표는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그는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쓰레기'라고 하면 그 부모들도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라며 "국회의원이 동료 국회의원에게 '쓰레기'라고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는 지켜만 볼 것인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 ▲조총련을 감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을 생지옥인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회유한 윤미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같은 공의를 실천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하라 등 3가지 요구사항도 밝혔다.
▲ 이재명 대표 항의방문한 태영호 의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천막을 찾아 전날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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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발표 직후, 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 중인 천막으로 향했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로부터 날 선 말들이 나왔다. 윤호중 의원은 "용산에 가서 이야기하라, 전체주의는 용산에서 하니까"라며 "어제 우리 당을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하수인이라는 둥 하지 않았느냐"라고 꼬집었다. "언론 앞에서 한마디 하겠다? TV 한번 나오고 싶어서…"라고도 힐난했다.
주변 의원들은 "야당 대표가 단식하는데 여당 국회의원이 와서 저런 짓을 하는 건 역사에 없다"(서은숙) "아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안 오고, 민주당을 공산주의라고 하는… (의원이 온다)"(김상희) 부정적인 반응을 이어갔지만, 이재명 대표는 "놔둬라. 와서 하고 싶은 이야기 하라고 하시라"라며 "그런 장을 만들어 주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사라졌다"라며 "오라고 하시라. 할 말이 있다는데"라고 태 의원이 올 수 있도록 했다.
태 의원은 "대표께서 지금 단식하기 때문에 보고받으셨는지 모르는데, 어제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제가 대정부질의하는 도중에 저를 향해서 막말을 넘어선 아주 원색적인 막말을 했다"라고 항의했다. 그는 "제가 웬만하면 넘어가겠다. 그런데 '빨갱이', '북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 아니 이런 말이 국회 본회의장, 그것도 대정부 질의에서 할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주변 의원들이 그런 항의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서 하라고 반발했지만, 태 의원은 "딱 대표가 결정할 사항이기 때문"이라며 "저에게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소리치고 외친 박영순 의원, 대표가 가만두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직에서 대표님께서 책임지고 박탈해달라"라는 요구였다. 이 대표는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주변 의원들이 "무례하다"라며 항의했고, 태 의원은 결국 본인의 요구사항을 이재명 대표에게 다 전달하지 못한 채 떠밀려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힘 "민주당, 폭력배 같아... 태 의원 주장 뭐가 잘못?"
한편, 국민의힘 역시 태영호 의원을 적극 두둔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폭력적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라며 "핏대를 세워가며 겁박하는 모습이 덩치만 믿고 건들대는 폭력배와 같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 앞에서 시정잡배들도 입에 담지 않을 그런 막말을 쏟아내고도 부끄러운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라며 "김정은 정권의 폭정을 두둔하며 북한인권재단의 출범을 막는 것이 공산 전체주의에 대한 맹종이라는 태 의원의 주장이 무엇이 잘못됐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북한 독재를 피해서 자유대한민국으로 귀순한 태 의원을 향해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집단 따돌림'을 하는 것은 '더불어'와는 거리가 멀다"라며 "생각이나 인식이 다르다고 해서 비판하는 상대를 '쓰레기'로 몰아세우는 것 또한 '민주적' 행태와는 거리가 멀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이 이와 같은 저급한 행태를 지속하는 한 당명에서 '더불어'와 '민주'가 지워질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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