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발언 항의한 태영호… 이재명 “많이 억울했나 보지”

박성영 2023. 9. 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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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저를 향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고 한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 대표를 찾아가 "제가 웬만하면 넘어가겠는데, '빨갱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 이런 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할 말이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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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단식 투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앞 천막을 찾아 전날 본회의장에서의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눈을 감은 채 태 의원의 말을 들었다. 이한형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저를 향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고 한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태 의원이 떠난 뒤 “본인은 많이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 대표를 찾아가 “제가 웬만하면 넘어가겠는데, ‘빨갱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 이런 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할 말이냐”고 따졌다.

태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에서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 “빨갱이, 부역자” 등 거친 언사가 쏟아져 나왔다. 태 의원은 해당 발언을 한 인사로 박영순 민주당 의원을 지목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단식 투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쓰레기' 발언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 앞에 태 의원이 나타나자 민주당 의원들이 저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쇼 하지 말고 얼른 가라”며 태 의원 몸에 손을 댔고, 이에 태 의원은 “손 대지 말라”고 맞섰다.

천막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 대표는 “그냥 놔두라”며 태 의원을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이 대표는 태 의원에게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 (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제게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외친 박영순 의원은 가만두면 안 된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직을 (이 대표가) 책임지고 박탈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찾아가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님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맞받았다.

태 의원의 항의 방문은 3분 남짓 만에 끝났다. 태 의원의 말이 길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이 그를 천막에서 끌어냈다. 태 의원이 말하는 동안 눈을 감고 있던 이 대표는 태 의원이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준비해온 항의서를 읽은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철 지난 색깔론, 원색적인 발언, ‘빨갱이론’을 빨리 대한민국에서 걷어내야 한다”면서 “오늘같이 등 떠밀려 나가더라도 또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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