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전쟁했던 호주, 이번엔 “길냥이와 전쟁” 선포

김철오 2023. 9.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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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길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7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타니아 플리버섹 환경부 장관은 지난 6일 '국가 멸종위기종의 날'을 기념해 "길고양이가 매일 밤 600만 마리, 매년 2억 마리 이상의 파충류‧조류‧포유류의 목숨을 빼앗는다. 멸종위기종 보호에 진지하다면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길고양이와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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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가 매년 2억 마리 동물 살해”
200종 넘는 호주 멸종위기종 위협 분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픽사베이 제공

호주가 ‘길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멸종위기종이 길고양이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체 수 억제를 위한 공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7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타니아 플리버섹 환경부 장관은 지난 6일 ‘국가 멸종위기종의 날’을 기념해 “길고양이가 매일 밤 600만 마리, 매년 2억 마리 이상의 파충류‧조류‧포유류의 목숨을 빼앗는다. 멸종위기종 보호에 진지하다면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길고양이와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호주 환경부는 지난 200년 동안 영내에서 멸종된 포유류 가운데 3분의 2가 길고양이의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호주산 토끼인 그레이터빌비, 캥거루 종류인 길버트포토루, 주머니개미핥기를 포함한 200종 이상의 멸종위기종이 길고양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 플린더스대는 길고양이를 호주에서 가장 파괴적인 침입 외래종으로 보고 있다. 길고양이는 단순히 토종 생물을 먹잇감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토종 포식자와 먹이를 놓고 경쟁하거나 질병을 옮긴다는 게 플린더스대의 분석이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매년 190억 호주달러(약 16조1000억원)로 추산된다.

호주는 19세기 영국에서 사냥용으로 들여온 토끼의 기하급수적인 번식으로 초원과 농장 피해를 막기 위해 ‘토끼와의 전쟁’을 150년 넘게 벌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멸종위기종 동물 보호를 위해 길고양이를 ‘주적’으로 지목했다.

플리버섹 장관은 “우리는 길고양이와 전쟁을 선포한다(We are declaring war on feral cats)”는 선언적 문구를 사용했지만, 당장 오는 12월까지 공개 협의로 의견을 청취하고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협의할 사안은 인간의 집에서 거주하는 반려고양이의 야간 외출 통금 시간 지정, 중성화 요건, 가구당 고양이 수 제한이 포함됐다. 길고양이에 대해서는 포획‧안락사도 검토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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