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전쟁' 이젠 文 부친까지 확전…野 "미쳐 돌아가고 있다"
하태경 "文 부친, 해방 전 일제시대 때도 공무원"
윤석열 대통령이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정치권에 '이념 전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을 문제삼는 야당을 향해 '그 논리라면 문 전 대통령의 부친도 친일파'라고 답하고, 이에 문 전 대통령이 박 장관을 고발하면서다. 친문(親文)계는 박 장관에 대한 반격에 나섰고, 여권은 박 장관을 옹호하고 나섰다.
친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7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박 장관은 정상적이지가 않은 거다. 미친 거다"라며 "지금 대통령을 비롯해서 소위 말해서 이제 역사관이라든가 친일 문제라든가 이념 문제라든 정말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문제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의 부친) 흥남시 농업계장은 그럼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 전 대통령은 '사자명예훼손'으로 그를 고발했다.
최 전 수석은 "(농업계장) 그건 해방 후에 한 거다. 그다음에 이 백 장군은 사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친일 행위자로 확정이 된 것"이라며 "그냥 백 장군을 친일로 규정하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니고 규정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간도 특설대는 ‘조선인의 대일항쟁을 조선인이 때려잡기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거고 1, 2, 3기가 있었는데 1, 2기는 자원"이라며 "그러니까 그거(간도 특설대 자원)는 자발적인 독립군 때려잡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지원을 한 것"이라고 했다. 백 장군의 친일 행각은 자발적이었다는 것이다.
친문 김성주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선엽은 친일파가 아니다(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 특별법 2조 10항의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소위(少尉) 이상의 장교로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규정하는 정의에 따라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반민족행위자에 포함됐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 때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부친이 농업계장을 한 시기는 일제 때가 아니라 해방 후이고, 설사 일제 때 근무했더라도 특별법에 의한 친일행위자는 아닌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여권은 박 장관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일제 때 시청 공무원 한건 확실한데 무슨 근거로 박 장관을 고발하나"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인 1940년 보통문관시험(현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해방 전 일제시대에도 관리(공무원)를 하셨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분과 가난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고 싶은 많은 조선의 청년들이 일제 치하이긴 하지만 그 선택지로 공무원이 되고자 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친도 그 중의 한 분"이라며 "백 장군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구국영웅에 대해 친일파 딱지를 덮씌우고 있지만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받은 1943년 이 지역에는 이미 독립군이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이어 이념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한 국민의 피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이 문제는 여야가 역사의 어떤 원칙과 기준에 대해서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역사의 평가에 대해서 조금 통크게 보고 우리가 긍정적으로 과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야 하는데 그걸 홍범도 장군을 딱 집어서 지금 그러니까 국민들께서 이걸 뭐 어떻게 생각하시겠나"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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