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만난 건강하고 좋은 자극제

김강민 2023. 9. 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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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만나고 다시 아침이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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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기자]

40대가 되어 골프를 시작했다. 취미로 하는 골프에 적령기라는 것은 없겠지만, 주변의 골퍼들과 비교해 보면 늦게 시작한 편이다. 그마저도 골프 예찬론자인 친구가 막무가내로 입문시키지 않았으면 골프는 평생 남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

골프가 내 일이 되어 있는 40대 중반의 지금 나는 참 행복하다. 늦게라도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을 정도로 골프 덕분에 일상이 즐겁다. 단순히 라운드가 즐거워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는 참 재미있는 것이, 조금 과장하자면 모든 작품에 부잣집이 등장한다. 그 부자들은 골프장에서 밀담을 나누며 골프 클럽으로 누군가를 위협한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시작하기 전에 골프는 취미나 스포츠라기보다 재력가들만이 누리는 먼 세상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골프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미 골프를 즐기고 있는 지인들이 있었고, 그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도 아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것보다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 때 골프를 시작했고 계속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 새벽의 골프연습장  일출을 보면서 연습을 한다.
ⓒ 김강민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 차가 되었다. 평일에 레슨을 받고 있고, 주말에는 인도어 연습장에서 레슨 내용을 복습하고 스스로 연구도 해보고 있다. 골프의 꽃은 실제로 골프장에 가서 18홀을 도는 라운드이겠지만, 사실 나에게는 레슨과 연습이 요즘의 큰 즐거움이다. 40대에 시작한 배움과 도전의 한 가지이기 때문이다.

바닥에 놓여 있는 작은 공을 손보다 작은 골프 클럽의 면으로 정확히 맞춰야 공이 제대로 날아간다. 골프를 하기 전에는 '이렇게 이렇게' 휘두르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스윙이 어찌나 복잡하고, 낯설고, 예민한지.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만 둘 생각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잘 안 되기 때문에 오기가 생길 정도로 더 연습을 하게 되고,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알아가면서 또 연습장에 가게 된다. 일상이 익숙한 것들의 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는 4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이렇게 애증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을 한다는 것은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서둘러 타수를 줄이려고 하기보다는 '예쁜 스윙'을 추구하고 있다. 평생 즐길 운동이니 급할 것도 없다. 나에게 예쁜 스윙은 '정석'을 의미한다.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다른 만큼 그에 맞는 스윙은 제각각일 수 있지만, 일단은 대부분의 프로들이 하는 스윙과 비슷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다.

언제 어디서든 예쁜 스윙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 스코어는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라운드를 나가도, 스코어가 잘 안 나오는 것보다는 스윙이 시원하게 잘 안 되면 속이 상한다. 그리고 의도했던 대로 몸의 회전이 잘 되고 안정적으로 피니시를 유지하는 샷이 많이 나올수록 라운드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원래 취미 부자여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편이다. 한창 글을 쓰고 작곡을 할 때는 새벽에 일어나 작업을 했다. 너무 하고 싶어서 이른 시간에도 눈이 쉽게 떠졌다. 그러다 글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조금 식으면서 아침잠이 많아졌다. 그런 나를 다시 깨운 것이 골프다.

주말이면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차로 10분 거리의 인도어 연습장에 간다. 70분 한 타임을 연습하는데, 요즘 같은 날씨에는 땀으로 흠뻑 젖는다. 골프는 운동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움직임이 크고 대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되어 운동 효과가 있고, 나처럼 소위 말하는 골린이들은 잘 안 되는 것을 연습하느라 용을 써서 땀이 날 수밖에 없다. 8시가 되기 전에 집에 오면 주말의 하루를 알차고 길게 쓰게 된다.

골프는 코어와 하체의 힘이 중요해서 그에 필요한 운동을 평일에 매일 홈트로 한다. 이 또한 골프를 시작하면서 바뀐 점이며 이렇게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 특별한 사람들만의 사치인 줄로만 알았던 골프. 이제는 배움과 도전의 대상이자 일상생활의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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