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보했던 이재명, 檢 요구대로 "9일 조사 받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영화 '봉오동전투' 관람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에 오는 9일 출석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 대표 검찰 출석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당 대표는 오는 9일 토요일 수원지검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검찰을 향해 비판공세를 펼쳤다. 그는 "번번이 국회 무시하더니 급기야 이 대표에게 정기국회 출석 의무 포기하고 나오라는 사상 초유의 강압소환을 요구했다"며 "더군다나 검찰 요구한 출석 일자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정부질문 기간인데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부정하는 검찰의 반헌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저들이 저열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정대하게 나아가겠다"라고도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초 출석 일자 12일을 언급했던 이 대표의 입장이 바뀌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국회 일정 없는 토요일에 출석하겠다(라고 한 것)"라며 "이재명 당 대표는 얼마든지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6일 검찰이 이 대표가 불출석했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선 "타당하지 않다. 일방적으로 (검찰이) 정치 행위 하는 것"이라며 "검찰에서 충분히 조사해왔다 얘기하는데 그게 8월 말이 됐건 토요일 됐건 어떤 문제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의 출석을 두고 양측 간 신경전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를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로 입건한 뒤 8월 23일, ‘8월 30일’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이 대표 측은 다음날인 8월 24일에 출석하겠다고 맞서며 검찰이 요구한 일정은 맞추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에서는 이 대표가 출석하겠다는 날에는 와도 조사를 할 수 없다며 '조사 불가' 입장을 냈다.

이후 지난 1일 이 대표 측은 4일 출석해 오전 조사만 받은 뒤 다시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고, 검찰은 재차 '4일 출석, 2시간 조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정상적인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다만 이 대표는 지난 6일 검찰에 12일에 출석하겠다는 통보를 냈고, 검찰 측은 "앞서 2회 불출석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으므로, 늦더라도 금주 중 7~9일 피의자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