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반복되는 추후 편성, 유연한 더블헤더가 낫지 않을까
차승윤 2023. 9. 7. 09:47
최근 KBO리그는 잔여 일정과 씨름 중이다. 올해 우천순연이 늘어난 탓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월 5일부터 9월 10일 사이 토·일요일 경기가 취소되면 곧바로 이어지는 월요일로 해당 경기를 재편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경기 중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는 예비일에 편성하고, 예비일이 없을 경우 12일 이후 동일 대진 경기에서 더블헤더를 편성하기로 했다. 동일 대진 경기가 없다면 10월 11일 이후로 편성된다.
그런데 9월 초부터 문제가 생겼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맞대결이 돌연 찾아온 국지성 호우로 우천 취소됐다. 5일 경기는 KBO가 준비해 둔 '대안'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두 팀 간 잠실 경기 예비일이 없고, 12일 이후 동일 대진 경기도 없다. 맞대결은 광주 3연전이 전부다.
사실 현실적인 대안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주중 3연전 중 2경기가 있으니 더블헤더로 빠르게 재편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불가능하다. KBO가 주중 한 차례만 더블헤더를 진행하도록 일정을 짜서다. 제한을 명시된 규정은 없으나 각 구단 동의 하에 만들어진 재편성 시행 세칙에 의거했다. 두산과 KIA는 오는 9일 각각 삼성 라이온즈 및 LG 트윈스와 더블헤더를 치를 예정이라 '긴급 편성'이 불가능한 이유다.
KBO가 더블헤더 편성을 제한한 의도는 좋다. 선수들 체력 소모가 큰 만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의도를 알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두 팀 모두 잔여 경기가 많이 남은 점도 변수가 많다. KIA는 5일 기준 총 108경기만 소화해 10개 구단 중 남은 일정이 가장 길다. 두산도 111경기로 KIA의 바로 위에 있다. 순위도 5위와 6위로 포스트시즌을 위해 마지막까지 스퍼트를 높여야 한다. 두 팀, 특히 원정인 KIA는 추후 편성된 이 1경기를 위해 다시 광주와 서울을 오가게 됐다.
구단 입장에서 긴급히 일정이 재편되면 물론 부담이 크다. 그래도 우천으로 하루 휴식일을 치르고 소화하는 게 차라리 부담이 덜할 일이다. 이미 선발 계획은 다 세워져 있으니 기용 부담도 덜 하다. KBO는 이번 시행 세칙애서 각 구단이 소화하는 연전도 최대 9경기로 제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우천으로 생긴 휴식일을 고려하면 더블헤더를 넣어도 충돌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MLB)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MLB 규정도 KBO와 마찬가지로 더블헤더 시행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는다. 당장 올 시즌에도 뉴욕 메츠가 5월 2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더블헤더를 치르고 이틀 뒤인 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더블헤더를 소화했다.
돔구장이 적은 KBO리그에서 1년 144경기 일정을 운영하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KBO를 섣불리 비난하진 않겠다. 대신 향후 잔여일정 운영은 조금 더 발전하길 바라본다. 더블헤더 카드를 이번 경우처럼 긴급하게 재편해 볼 수 있고, 한두 경기라도 시즌 초부터 빨리 적용해 잔여일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장에서 더블헤더 부담이 크다 하면 엔트리나 경기 시간 변경을 통해 폭넓은 기용을 유도해 볼 수도 있다.
MLB도 선수가 없긴 마찬가지다. 3일 동안 더블헤더 2번을 소화한 메츠는 64승 74패(6일 기준)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팀 중 4위에 불과하다. 얇은 선수층으로 버텨낸 거다. 메츠가 가능하다면, KIA와 두산도 가능할 거다. 결국 같은 프로야구 팀이고 선수 아닌가.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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