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옷차림, 어디까지 감수하시나요? [스타일 꼬치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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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연 기자]
▲ 불편한표정 |
ⓒ Unsplash의Matthew Henry |
그런데 습관 역시 영향을 받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개인의 성향이다. 한시라도 앉아 있지 못하고 뭐라고 해야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산해내며 한시라도 서 있지 못하고 누워 있음에 익숙한 사람들은 시각적인 콘텐츠에 익숙할 수밖에 없다.
▲ 불편체감지수 |
ⓒ 이문연 |
스타일은 내가 좋아하는/선호하는 분위기(취향)를 반영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불편 체감 지수를 반영해 옷장을 구성한다. 워크숍에서 40대 여성분이 "이제는 어깨가 붙는 각 잡힌 재킷과 코트는 못 입겠어요"라고 하는데 떠올려 보니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붙는 겉옷을 거의 갖고 있지 않더라.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다. 여전히 루즈핏과 오버핏이 대세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몸에 붙는 블레이저나 코트는 기본템이긴 하나 언제부턴가 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체형을 압박하는 신체적 불편 체감 지수가 있다면 주목을 꺼려하는 심리적 불편 체감 지수도 있다. 이것 역시 내 스타일을 구성하는 요인이 되는데 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옷장을 무채색과 채도가 낮은 탁한 색으로 구성한다.
디자인이 튀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 무서운 건, 내가 타인에게 관심이 많아서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타인 역시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태도에 가깝다. 누군가 나에게 패션 오지랖을 떤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이며 그 오지랖은 눈만 높은 패션 테러리스트가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최소한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우리의 옷장과 스타일은 신체적 불편 지수와 심리적 불편 지수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 불편한 옷이 싫고 편한 옷만 찾으려고 한다면 불편 체감 지수가 높은 5에 해당하는 거고 남의 눈에 띄는 거 상관없이 주목받는 것을 즐기고 도전적인 패션을 지향한다면 심리적 불편 체감 지수가 낮은 1에 해당한다.
장단점은 선택하게 마련이다. 너무 편하게만 가버리면 스타일이 단정함과 세련됨에서 멀어질 수 있으니(단정함과 세련됨은 적당히 갖춰진 느낌에서 오므로) 주의하고 시선을 과하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나에게 맞는 스타일과 색은 잃어버린 채 무채색의 옷장에 빠질 수 있음을 알면 된다.
정답은 없지만 각각이 주는 스타일의 분위기가 있으므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해 선택하면 될 것이다. 너무 편하게만 입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든다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단정한 느낌의(하지만 약간은 불편한) 아이템을 구비하면 된다.
남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한 번도 유채색 아이템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그것 또한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받을 일이다. 불편 체감 지수를 다르게 바꿔 말하면 편함 추구 지수이다.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부정적인 느낌이지만 편함을 추구하는 건 스스로 선택한 느낌이다. 당신의 선택이 어느 쪽에 있든지 인정하고 즐기면 그게 바로 내 스타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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