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빅테크 규제안 폭탄 맞은 6개사…소송전으로 확전?(종합)
애플·아마존·MS 등 6곳 적용 확정
국내선 사전 규제 한계 우려 목소리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빅테크 규제법'의 타깃이 된 애플·구글·아마존 등 6개사가 대응 방안을 놓고 시름에 빠졌다. 법 위반 시 수조원대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규제안에 반발하며 일부 기업은 법정 공방을 예고하는 등 업체별로 대응 강도에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3월부터 시행될 디지털시장법(DMA)의 적용 대상으로 미국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바이트댄스 등 6개사를 확정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앱스토어, 운영체제(OS) 등 총 22개 주요 서비스가 규제 대상이다.
거대 플랫폼 사업의 독과점 폐해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DMA의 타깃이 된 기업들은 당장 EU 역내에서의 사업 위축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이용자들을 가두리 양식처럼 자사 서비스에 묶어두는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이 기업들에 특별 규제를 적용하는 법안이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내년 3월부터 EU 지역에서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사업 관행이나 개인정보 등 데이터를 이용한 배타적 영업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사업 관행을 수정하지 않아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 반복적인 위반 시 최대 20%의 과징금 철퇴를 받게 된다. 지난해 3900억달러의 글로벌 매출, 유럽 내에서만 약 9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애플의 경우 97억달러(약 13조원)의 과징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애플과 MS 등 일부 기업들은 EU의 규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애플은 "우리는 DMA가 이용자들에게 가하는 사생활 침해와 데이터 보안 위험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법 시행 이후 애플 스토어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었던 앱을 경쟁업체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MS는 자사 검색엔진 빙과 브라우저 에지 등의 서비스가 이번 결정에 빠졌고 EU가 세부 심사를 하기로 한 점에 대해 "(이들 서비스는) 시장의 도전자로서 EU의 조사를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법안 시행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곳도 다. 구글과 메타는 "이번 결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아마존은 "유럽의 진화하는 규제 환경 안에서 고객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구글은 검색 결과 노출에서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우선 노출하는 것이 금지되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상품 검색 시 제3자 판매자의 제품보다 자사 브랜드를 우선 노출할 수 없고, 메타는 이용자의 허가 없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자사 소셜미디어 간 이용자 정보를 결합할 수 없다.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된 유일한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는 강경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트댄스는 "유럽에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조성하겠다는 DMA의 목표는 지지하지만, 이번 결정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번 결정에 앞서 시장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실망스럽고 향후 우리의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며 법정 공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EU도 이번 결정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고,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DMA와 유사한 플랫폼 규제 법안 도입을 예고한 상황에서 DMA와 같이 사전 규제를 강화하는 입법 방향이 디지털 시장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동향 국제세미나'에서 티볼트 슈레펠 암스테르담 자유대 교수는 빅테크 업계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이번 규제 대상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 DMA 법안은 산업 생태계를 반영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의 신영선 법무법인 율촌 고문도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쇼핑, 예약부터 금융, 학술, 소프트웨어까지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플랫폼 업계도 격변하는 환경에서 사전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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