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절반이 사라져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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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원 기자]
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 만들기를 모토로 하는 자유학교는 올해 봄 (관련 기사 : 덴마크 인생학교에 한 달 살기를 왔습니다)에 이어서 가을에 두 번째 덴마크 인생학교(아래 폴케호이스콜레)에 와 있다.
▲ 은우가 일본어 수업을 듣는 교실에서 |
ⓒ 양석원 |
제 이름은 마그누스랍니다. 한국 이름은 은우라고 해요. 이번 학기에 온 한국 친구들이 지어줬어요.
저는 코펜하겐에서 엄마, 아빠, 두 동생과 함께 자랐습니다. 어머니가 한국인이에요. 어머니는 아주 어렸을 때 어딘가에 버려져 경찰서로 갔다가 덴마크로 입양되었다고 하셨어요. 두 살 전에 입양되셨기 때문에 기억을 못 하세요. 한국어는 못하시지만, 한국 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하시고 한국 음식을 많이 만들어 주세요.
집에서는 김치를 자주 담그고 불고기랑 부침개도 만들어 주셨어요. 어머니에게서 배운 김치찌개를 친구들한테 만들어줬는데 친구들이 정말 맛있어했어요. 제가 한식을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몇 가지 요리를 더 만들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 정말 놀라웠어요. 정말 덴마크랑 아주 달랐어요. 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가 많이 내렸던 기억이 나는데 모든 것이 정말 다 크더라고요. 건물도 크고, 도로에 차도 너무 많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조금 힘들었어요.
▲ 은우가 보세이 폴케호이스콜레에서 열린 딱지치기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받은 초코파이를 들고 웃고 있다. |
ⓒ 양석원 |
솔직히 말해서 제 김나지움(이하 고등학교) 생활은 평범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로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1년은 그냥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어요. 그 이후도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신이 없었는데, 친구가 폴케호이스콜레 이야기를 해 줬어요. 아직은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폴케호이스콜레에 가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우선 아버지와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을 여전히 되새기고 있어요. 때때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두렵더라도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때때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언가를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요. 저는 의사 결정에 있어서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조언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하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저는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제게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저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불안해하거든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장소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100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모든 것이 저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어요. 결정을 하기까지 한 달 동안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바로 이곳이구나 하고 생각한 것은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어요.
여기 와서 좋은 점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다른 문화에서 온 많은 사람을 만나고 평소에 제가 주로 말하지 않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여기가 바로 완벽한 장소인 것 같아요. 대화를 통해 인생의 교훈 같은 거창한 단어가 아니더라도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곳에서 나이는 중간 정도지만 조금 어린 편이기도 해요. 솔직히 말해서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사실조차 깨닫기 힘들 때가 많아요. 나이는 다르지만, 인생에서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뭔가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평생 학교 다니는 것 말고는 해본 게 거의 없어요. 그래서 당연히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책임감 같은 것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자유라고 생각해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그 세금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지불하지 않는 많은 것들을 지불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누리고 있어요. 제가 다른 나라에서 자랐다면 질병으로 인해 가족이 생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료 의료 서비스가 있어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것 같아요.
그리고 덴마크 사람들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잘하는것 같아요. 예를 들면, 직장을 잃거나 매우 가난하고 직업이 없는 경우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을 돕는 데 매우 잘 하는 것 같아요. 여전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꽤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금이 높은 것은 조금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세금을 낮추면 제가 사용하고 다른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실망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정부가 세금을 올린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 은우가 그린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양석원 |
마지막으로, 저처럼 아직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분들에게는 너무 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조금 천천히 말이죠. 그래도 괜찮아요. 저도 아직은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해요. 너무 급하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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