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연속 5이닝'→ML 꼴찌 상대로 예상밖 패전…류현진이 남긴 성과와 과제는?

유준상 기자 2023. 9. 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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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5경기 연속으로 5이닝 투구를 선보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9월 두 번째 등판에서도 시즌 4승 도전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36일 만의 패전. 시즌 평균자책점은 2.48에서 2.65로 소폭 상승했다.

통산 오클랜드전 성적이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5.40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류현진은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순항을 이어갔다. 탈삼진 1개를 엮어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었고, 투구수도 9개에 불과했다.


2회초 어니 클레멘트의 1타점 적시타로 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힘을 냈다. 2회말 조던 디아즈와의 6구 승부 끝에 직구로 탈삼진을 솎아냈고, 후속타자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류현진은 2사에서 케빈 스미스를 상대로도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바깥쪽 체인지업에 스미스의 방망이가 따라나왔고, 여유롭게 공을 잡은 어니 클레멘트가 1루로 공을 던져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3회말 선두타자 조나 브라이드의 유격수 땅볼 이후 닉 앨런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에스테루리 루이즈의 우익수 뜬공으로 평정심을 유지했다. 앨런이 2루를 훔치면서 2사 2루를 만들었으나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은 7구 승부 끝에 컷 패스트볼로 겔로에게 삼진을 솎아냈다.


그런 류현진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4회말이었다. 볼카운트 2-2에서 선두타자 브렌트 루커에게 바깥쪽 체인지업을 구사했는데, 이를 루커가 놓치지 않고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했다. 이날 경기 류현진의 첫 장타 허용이었다.

무사 2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라이언 노다의 1루수 땅볼 때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도움을 받았다. 타구를 잡은 게레로 주니어가 주저하지 않고 1루 대신 3루 승부를 택했고, 송구가 정확하게 3루수에 도착하면서 2루주자 루커가 그대로 태그 아웃됐다.

류현진은 1사 1루에서 조던 디아즈의 우익수 뜬공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예상치 못한 일격에 당했다. 카를로스 페레즈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몸쪽 직구를 공략했고,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투런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류현진의 5번째 피홈런.


힘겹게 4회말을 마감한 류현진은 추가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5회말 선두타자 루이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으나 무사 2루에서 겔로프와 루커의 연속 삼진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갔다. 과감하게 3루를 훔친 루이즈가 류현진-타일러 하이네만 배터리를 흔들어봤지만, 류현진은 노다의 우익수 뜬공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77구를 던진 류현진은 6회말에 앞서 트레버 리차드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앞선 경기와 마찬가지로 토론토 벤치는 류현진을 6회 이후까지 끌고 가지 않고 5회까지만 맡겼다.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로 복귀를 알린 류현진은 첫 등판에서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지만, 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21일 신시내티 레즈전,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선발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더구나 올 시즌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은 승률을 나타내고 있는 팀이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역전 투런포 한 방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이 부상 복귀 이후 나흘 휴식을 취하고 선발 등판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평소보다 하루 덜 쉬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땐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더구나 상대 포수가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아닌 하이네만이었고,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도루 3개를 내주는 낯선 경험을 하기도 했다. 때때로 사인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주전 포수의 공백이 느껴졌다.


타선 지원도 따르지 않았다. 이전 등판까지 9이닝당 득점 지원 9점으로 힘을 실어줬던 토론토 타선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류현진이 내려간 이후에도 토론토가 뽑은 점수는 8회초 데이비스 슈나이더의 솔로포 한 방이 전부였다. 

성과와 함께 과제도 남았다. 류현진은 8월 27일 클리블랜드전(2개), 9월 2일 콜로라도전(1개)에 이어 3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했다. 피홈런에 앞서 주자를 내보낸 이유 역시 2루타, 바로 '장타'였다. 평소와 달리 직구(21개)보다 컷 패스트볼(23개) 비중을 높였고, 삼진을 잡는 '결정구' 역시 커브와 체인지업보다는 직구와 컷 패스트볼이 좀 더 많았다.

류현진은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고, 이날 실투를 던져서 홈런을 맞은 건 아니었다. 다만 부상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직구 구속이 낮아졌고,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로 살아남아야 하는 류현진으로선 장타 허용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AFP, 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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