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타고 '꼼수 완주'…멕시코 마라톤 1만1000명 무더기 실격

멕시코시티 마라톤. EPA=연합뉴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1만1000여명이 부정행위로 무더기 실격 처리됐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멕시코시티 도심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전체 참가자(3만여명)의 3분의 1이 넘는 1만1000여명이 일부 코스를 제대로 달리지 않고 완주한 것처럼 속인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부정 행위자들은 42.195㎞ 전체 코스 중 5㎞마다 설치된 체크포인트를 일부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 측은 이들이 자동차 또는 대중교통, 자동차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회가 진행되는 시간에 선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식당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든지 공유 자전거에 오르는 모습 등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대회 중 비스포츠맨십 태도를 보인 사례를 계속해서 파악해 그들의 기록을 무효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참가자들은 부정행위 의혹을 부인하며 기록 장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멕시코시티 마라톤은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라톤 대회 중 하나다. 가장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는 대회에 주어지는 세계육상경기연맹 '골드라벨' 등급의 대회지만 매년 열리는 이 대회에선 부정행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엔 '꼼수 완주'로 각각 6000여명과 3000여명이 메달을 박탈당한 바 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