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휴식·낯선 포수·타선 침묵…류현진, 5이닝 2실점에도 시즌 2패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선발 투수 몫을 다 하고도 타선의 침묵 속에 시즌 두 번째 패전을 안았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콜리시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1-2로 뒤진 6회 말 불펜 트레버 리처드로 교체됐고, 토론토가 2-5로 패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2패(3승)째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8에서 2.65로 올랐다. 투구 수는 77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까지 나왔다. 컷패스트볼(23개) 직구(21개) 체인지업(18개) 커브(11개) 싱킹패스트볼(4개)을 다양하게 섞어 던졌다.

류현진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2개월 만에 복귀한 그는 앞선 6경기에서 5일 휴식 후 등판 간격을 유지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엔 팀 사정상 하루를 당겨야 했다.

류현진의 공을 받는 포수가 새 얼굴로 바뀐 것도 악재였다.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타일러 하이네만과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맞춰야 했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은 1회부터 특유의 핀포인트 제구력을 앞세워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잭 겔로프를 중견수 플라이, 브렌트 루커를 루킹 삼진, 라이언 노다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처리했다. 세 타자를 아웃시키는 데 공 9개면 충분했다.

1-0 리드를 안은 2회 초엔 선두 타자 조던 디아스를 상대로 완급조절의 백미를 보여줬다. 볼카운트 2B-1S에서 시속 110㎞와 101㎞의 초저속 커브를 잇달아 던진 뒤 시속 146㎞짜리 몸쪽 직구를 꽂아 넣어 루킹 삼진을 끌어냈다. 이어 카를로스 페레스, 케빈 스미스를 내야 땅볼로 잡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3회 초엔 1사 후 닉 앨런에게 초구 커브를 던지다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앨런의 도루로 계속된 1사 2루에서 후속 타자 둘을 무사히 잡아내 무실점을 이어갔다.

다만 오클랜드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 초 끝내 역전을 막지 못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루커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내줘 무사 2루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 노다의 땅볼 때 토론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3루 승부를 택해 선행 주자 루커를 잡아내는 활약을 펼쳤지만, 1사 1루 페레스 타석에서 포수 하이데만이 바운드된 공을 뒤로 빠뜨려 1루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다.

흔들린 류현진은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 직구를 던지다 페레스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최근 3경기 연속 피홈런이다. 토론토 수비도 다시 흔들렸다. 류현진이 후속 타자 스미스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는데, 토론토 유격수 클레멘트가 글러브에서 공을 빠르게 빼내지 못해 송구가 늦어졌다. 1루심은 아웃으로 판정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내야 안타로 기록이 정정됐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4회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다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고, 후속 타자 조나 브라이드에게 첫 볼넷을 내주며 다시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다. 결국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한 차례 흐름을 끊은 뒤 앨런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힘겨웠던 4회를 마쳤다.

5회도 순조롭지는 않았다. 선두 타자 루이스에게 좌전 안타와 2루 도루를 연거푸 허용해 무사 2루 위기가 찾아왔다. 갤로프와 루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다시 기세를 올렸지만, 노다 타석에서 포수에게 공을 돌려받다가 루이스의 기습적인 3루 도루에 허를 찔렸다. 류현진은 2013년 MLB 데뷔 후 한 경기에서 도루를 2개 이상 내준 적이 없는데, 이날 처음으로 세 개를 허용했다.

잠시 당황한 류현진은 곧 평정을 찾고 노다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추가 실점 없이 2사 3루 위기를 해결하면서 이날의 임무를 마쳤다. 토론토는 6회 말 3점을 더 내준 뒤 8회 초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2-5로 무릎을 꿇었다. 최근 3연승도 마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