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런포 허용' 류현진, 오클랜드전 5이닝 2실점….36일 만에 패전투수(종합)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9월 두 번째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토론토의 연승도 '3'에서 멈췄다.
토론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5로 패배했다. 시즌 성적은 77승63패.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2패를 떠안았다. 빅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36일 만의 패전. 시즌 평균자책점은 2.48에서 2.65로 소폭 상승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토론토: 조지 스프링어(지명타자)-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데이비스 슈나이더(2루수)-위트 메리필드(좌익수)-캐반 비지오(우익수)-산티아고 에스피날(3루수)-어니 클레멘트(유격수)-달튼 바쇼(중견수)-타일러 하이네만(포수), 선발투수 류현진
-오클랜드: 잭 겔로프(2루수)-브렌트 루커(좌익수)-라이언 노다(우익수)-조던 디아즈(지명타자)-카를로스 페레즈(포수)-케빈 스미스(3루수)-조나 브라이드(1루수)-닉 앨런(유격수)-에스테루리 루이즈(중견수), 선발투수 JP 시어스
▲선취점 뽑은 토론토, 경기 초반 순항한 류현진
1회초 2사 1루에서 소득 없이 이닝을 마감한 토론토는 2회초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비지오가 2루타로 출루했고, 에스피날의 우익수 뜬공 이후 1사 2루에서 클레멘트가 1루수 키를 넘기는 우전 안타로 2루주자 비지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만 바쇼의 삼진과 하이네만의 볼넷 이후 2사 1·2루에서 스프링어의 삼진으로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3회초 역시 무득점.
그 사이 류현진은 순항을 이어갔다. 1회말 공 9개로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데 이어 2회말 디아즈와의 6구 승부 끝에 직구로 탈삼진을 솎아냈고, 후속타자 페레즈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류현진은 2사에서 스미스를 상대로도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바깥쪽 체인지업에 스미스의 방망이가 따라나왔고, 여유롭게 공을 잡은 클레멘트가 1루로 공을 던져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3회말 선두타자 브라이드의 유격수 땅볼 이후 앨런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루이즈의 우익수 뜬공으로 한숨을 돌렸다. 앨런이 2루를 훔치면서 2사 2루를 만들었으나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은 7구 승부 끝에 컷 패스트볼로 겔로에게 삼진을 솎아냈다.
▲찬물 끼얹은 바쇼의 견제사, 디아즈의 투런포로 승부 뒤집은 오클랜드
선취점 이후 잠잠했던 토론토는 4회초 1사에서 바쇼의 기습번트로 돌파구를 찾는 듯했지만, 1사 1루에서 상대의 견제에 걸리면서 2루에서 태그 아웃됐다. 순식간에 누상에 주자가 사라졌다. 2사가 된 이후 타석에 있었던 하이네만이 볼넷으로 출루한 만큼 토론토로선 더 아쉽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친 오클랜드는 4회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루커가 볼카운트 2-2에서 류현진의 5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그러나 노다의 1루수 땅볼 때 1루주자 루커가 3루에서 태그 아웃되며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했다.
디아즈의 뜬공 이후 2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페레즈가 팀을 역전으로 이끌었다. 볼카운트 2-2에서 몸쪽으로 들어온 류현진의 5구째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스코어는 2-1.
오클랜드는 5회말에도 류현진을 압박했다. 선두타자 루이즈가 안타와 도루로 무사 2루를 만들었고, 2사 2루에서는 하이네만이 류현진에게 공을 던지는 사이 과감하게 3루 도루를 시도하면서 토론토 배터리를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점수가 나온 건 아니었지만, 토론토를 긴장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또 홈런이 문제, 한 방에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토론토 벤치는 6회말 시작에 앞서 류현진을 내리고 트레버 리차드를 호출, 불펜을 가동했다. 류현진은 이전 등판과 마찬가지로 5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그러나 토론토가 원하는 방향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았다. 오클랜드가 6회말 선두타자 디아즈와 페레즈의 연속 안타로 리차드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스미스의 좌월 3점포로 5-1까지 달아났다.
시어스 공략법을 찾지 못한 토론토는 6회초에 이어 7회초에도 '강속구 투수' 메이슨 밀러에게 꽁꽁 묶였다. 8회초 슈나이더의 솔로포로 1점을 만회하긴 했지만, 오클랜드 불펜을 무너트리진 못했다. 9회초 선두타자 에스피날의 안타 이후 스펜서 호위츠의 병살타로 토론토의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반면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인 선발 시어스가 교체된 이후 오클랜드는 불펜투수들의 호투 릴레이 속에서 승기를 굳혔고, 무사 1루의 위기를 넘긴 마무리투수 트레버 메이가 9회초 3점 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시즌 두 번째 패전, 나흘 휴식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로 복귀를 알린 류현진은 첫 등판에서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지만, 이후에는 서서히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21일 신시내티 레즈전,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선발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줬다.
류현진의 오클랜드전 통산 맞대결 성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5.40이었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긴 했지만, 올 시즌 오클랜드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은 승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류현진과 토론토 모두에게 어려운 상대는 아닐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과 달리 오클랜드는 홈런 두 방을 앞세워 승리에 서서히 다가섰고, 류현진에게 패전을 안겼다. 이전 등판까지 9이닝당 득점 지원 9점으로 힘을 실어줬던 토론토 타선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의 공백도 이날 경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하이네만과 배터리를 이룬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도루를 세 차례나 허용하는가 하면, 4회말 이후 두 선수의 사인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날 류현진의 패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 나흘간 휴식을 취하고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건 부상 복귀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5경기 연속 5이닝 및 2자책 이하를 기록한 류현진은 피홈런 1개를 제외하면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었던 건 평소와 달리 컷 패스트볼의 구사 비율이 증가하고 직구 비율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이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은 직구가 아닌 컷 패스트볼(23개)이었다. 직구(21개)와 체인지업(18개)이 그 뒤를 이었고, 커브(11개)와 더불어 싱커(4개)도 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이후 2경기째 승리를 수확하지 못한 류현진은 로테이션대로라면 오는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다시 한 번 시즌 4승 도전에 나선다.
▲양 팀 투수 기록
-토론토: 류현진(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트레버 리차드(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채드 그린(1이닝 2탈삼진 무실점)-제이 잭슨(1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오클랜드: JP 시어스(5이닝 4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메이슨 밀러(2이닝 3탈삼진 무실점)-대니 히메네즈(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트레버 메이(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사진=AFP, 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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