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하이엔드] 탕웨이가 선택한 가방.. 로에베 스퀴즈 백의 남다른 매력

이현상 2023. 9. 7. 0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가죽 명가 로에베가 올가을 스퀴즈(Squeeze) 백을 새롭게 선보인다. ‘말랑하고 폭신하다’라는 영단어 스퀴시(squishy)에서 이름을 따왔다. 실제 가방의 손잡이도 그 이름처럼 편안하게 손에 감긴다.

9월 선보인 로에베의 스퀴즈 백과 캠페인 모델로 활약한 배우 탕웨이. [사진 로에베]


스퀴즈 백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년 가을·겨울 컬렉션 패션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모델의 한 손에 무심히 들린 채 무대에 등장한 가방은 단번에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넉넉한 크기로 실용성을 갖춘 데다 멋스러운 형태의 디자인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루엣과 텍스처에 집중하고, 빛에 대한 소재의 반응을 프린팅 기법으로 풀어낸 로에베의 옷과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 마치 가죽 위에 버터를 바른 듯 매끄러운 양가죽은 모델의 워킹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였다. 가방의 품질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로에베의 2023년 가을/겨울 여성 컬렉션. 스퀴즈 백으로 룩을 완성했다. [사진 로에베]


소프트 레더 백의 새 기준
스퀴즈 백의 도드라진 특징은 단연 유연한 형태다. 부드러운 최상급 나파 양가죽을 가방 전체에 사용했다. 가방 입구의 촘촘한 주름 장식은 가방 전체로 퍼지며 가죽 표면의 질감을 돋보이게 한다. 빛에 따라 음영을 만드는 가죽의 보드라운 질감에서 로에베의 오랜 내공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컬러와 스몰, 미디엄 2가지 사이즈로 선보이는 스퀴즈 백. [사진 로에베]


폭신한 감촉이 느껴지는 손잡이에는 원형 체인 장식을 달았다. 마치 미니 도넛 수십 개를 연결한 듯한 재미있는 디자인의 체인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늘려 어깨에 걸칠 수도 있고 크로스 바디 형태로 멜 수도 있다. 체인 장식을 주름 장식 안으로 숨길 경우 가방의 분위기는 클래식하게 바뀐다. 이처럼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한 것이 스퀴즈 백의 장점이다.

도넛 모양의 체인과 브랜드를 상징하는 애너그램 장식이 돋보이는 스퀴즈 백. [사진 로에베]


로에베는 가방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과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체인에 사용했다. 합금 후엔 골드 도금 처리로 마무리했다). 별도의 안감을 대지 않은 것 또한 가방 무게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안감이 없는 만큼 가방의 형태를 잡는 레더 파이핑에서 로에베의 수준 높은 가죽 제작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로에베의 2023년 가을/겨울 캠페인 모델로 나선 배우 테일러 러셀. [사진 로에베]


스퀴즈 백은 9월 7일 전 세계에 공식 출시된다. 가방의 크기는 스몰과 미디엄 두 가지. 출시를 기념해 브랜드는 영국 유명 패션 사진작가 데이비드 심스가 촬영한 캠페인을 공개했다. 글로벌 홍보대사인 배우 테일러 러셀과 탕웨이는 이번 촬영을 통해 연기자가 아닌 모델로서의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가죽 공예를 향한 로에베의 헌신
1846년 스페인에서 가죽 공방으로 시작한 로에베는 180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가죽 공예에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보여왔다. 그 중심에는 공방을 지키는 장인의 역할이 크다. 50년 넘게 가죽 일을 해온 장인도 근무한다. 그들은 전통 기법과 새로운 기술을 버무릴 줄 알며 소재에 맞는 형태를 잡아가는 데 능수능란하다. 참고로 장인들이 보유한 가죽 전문 기술은 마드리드에 위치한 로에베 가죽 공예 학교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중이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 [사진 로에베 홈페이지]


2013년부터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조나단 앤더슨 또한 로에베 가죽 제품의 매력을 한층 더 도드라지게 만든 인물이다. 그는 브랜드에 합류한 이후 기존 로에베 가죽 컬렉션의 명성을 이을 가방을 잇달아 선보였다. 기하학 형태의 가죽 조각을 퍼즐처럼 재배치한 퍼즐백, 지퍼 장식을 통해 가방의 모양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해먹백이 대표적이다. 그가 만든 가방은 단순하게 진열장에 놓인 상품을 넘어 곧장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로에베의 퍼즐 폴드 백과 퍼즐 백. [사진 로에베]


새로운 가방 제작 방식을 찾고자 한 앤더슨의 비전과 남다른 가방을 원하는 고객의 취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공예는 로에베의 정수”라 말한다. 현재 그는 가죽 공예를 향한 브랜드의 오랜 열정을 제품에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현대 장인이 보유한 기술을 널리 알리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많은 경험하자는 취지로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2016년 제정했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 공예품 출품도 전통 공예 유산과 기술을 이어나가는 빠질 수 없는 행사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