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권 6위 충격' 한국 여자배구, 올림픽 예선 탈락+AG 노메달 '대위기'

유준상 기자 2023. 9. 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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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중요한 일정을 앞둔 한국 여자배구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자르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29위)은 6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5위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39위)에 세트스코어 0-3(24-26, 23-25, 23-25)으로 패배하면서 최종 순위 6위를 확정했다.

C조 2위로 예선 일정을 끝낸 한국은 8강에서 만난 태국(14위)에 무릎을 꿇으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5위 결정전에 오르긴 했지만,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수확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1세트부터 듀스 접전을 벌인 한국은 끈질기게 카자흐스탄을 괴롭혔다. 그러나 기선제압에 실패한 이후 2세트마저 내줬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은 6점 차로 지고 있던 3세트에서는 뒷심을 발휘하는 듯했지만, 끝내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1975년 아시아선수권에 처음 참가한 한국은 이전 대회까지 20회 연속 4강 진출로 저력을 발휘했다. 정상에 오르진 못했어도 준우승 7회, 3위 10회, 4위 3회로 성과를 거뒀다. 그런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는 4강 무대조차 밟지 못하면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김연경과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까지 주축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와 함께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전력 면에서는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었다.

문제는 이들의 은퇴 이후 한국 여자배구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해와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2년 연속 전패라는 처참한 결과를 마주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팀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심지어 올핸 국내에서 대회가 개최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한국은 홈 팀으로서의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팬들에게 1승도 선물하지 못했다.

대회마다 선수단 구성에 조금씩 변화가 있긴 했지만,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선 분명 복기가 필요해 보인다.

이제 대표팀에게 남은 건 올림픽 예선과 아시안게임이다. 7일 귀국하는 선수들은 잠시 숨을 고른 뒤 폴란드로 출국, 16~24일에 펼쳐지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파리올림픽 여자 배구 본선에 참가하는 국가는 총 12개국으로, 개최국 프랑스가 본선 티켓 한 장을 가져간 상태다. 6장의 주인공은 올림픽 예선에서 결정되며, 나머지 5장은 FIVB 세계랭킹 순으로 결정된다. 세계랭킹 29위까지 떨어진 한국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예선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다만 본선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올림픽 예선 C조에 배정된 한국은 미국(2위), 이탈리아(6위), 폴란드(7위), 독일(13위), 태국, 콜롬비아(20위), 슬로베니아(25위)와 경기를 치른다. 조 1위 또는 2위를 차지해야 본선에 진출하는데, 7개 국가 모두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높다. 한국이 2위 안에 들지 못한다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다.

여기에 한국은 파리올림픽 예선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한다. 다음달 1일 베트남, 2일 네팔과 조별 예선을 치르는 가운데, 파리올림픽 예선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다면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5위에 그친 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은메달)부터 2014년 인천(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동메달)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그러나 이제는 아시안게임 노메달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큰 세자르호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아시아배구연맹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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