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추진 에이피알 ‘매직스톤’ 상표권 분쟁 아직 안 끝났다

에이피알

에이피알(APR)이 또다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과거 마무리 국면으로 여겨졌던 상표권 분쟁이 재심청구 등으로 다시 시작돼서다. 에이피알은 ‘김희선 디바이스’로 불리는 ‘메디큐브 에이지알’과 아이유 트레이닝복으로 유명한 ‘널디’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뷰티테크 업체다. 에이피알은 연내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었던 만큼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천연 화장품 업체 ‘난다모’는 에이피알이 과거 판매했던 비누 ‘매직스톤’이 자신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에이피알과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에 이어 특허법원 판결에서 에이피알이 난다모에 3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로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난다모 측에서 지난 3월 재심을 청구한 것이다. 재심은 확정된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소송 당사자의 청구를 받아 다시 심판하는 절차다.

에이피알과 난다모의 상표권 분쟁 시작은 8년 전인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이피알(당시 에이프릴스킨)이 판매했던 미용비누 매직스톤이 난다모가 앞서 출시한 비누 이름과 같아서다. 에이피알은 “난다모의 매직스톤 상표권은 국세 체납으로 2014년 7월부터 국세청에 압류가 돼 있다”는 설명했지만, 법원은 원고(난다모)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고도윤 난다모 대표는 “손해액 추산 등 배상 규모에 기준이 된 에이피알의 증빙 자료가 거짓됐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이 밖에도 지난 6월에는 손해배상청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 등과 관련한 민‧형사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2020년 법원의 결정에 즉시 항고하지 않고 지금 다시 재심 카드를 꺼낸 이유에 대해서는 “에이피알은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는 등 당시 정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판단돼 정권이 바뀐 지금 시점 다시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에이피알측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으로 고 대표를 고소하면서 법적 리스크가 복잡해지고 장기화되는 국면이다. 에이피알은 “여러 법적 분쟁을 거쳐 현재 비누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매직스톤 비누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영업방해 조치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법적으로 강경 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 대응 기조와는 별개로 에이피알은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해당 이슈가 부각되는 것에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에이피알의 상장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거래소에 상장예심청구서를 제출했지만 약 두 달 기간의 심사 이후 지배구조 관련 보완을 받고 상장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난다모와의 상표권 분쟁 상장심사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에이피알은 상장을 위해 지난해 11월 상장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올해 초 기관투자가로부터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7000억원이다. 상반기 매출은 2499억원, 영업이익은 480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