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인플레 우려에 긴축 경계감 확산...나스닥 1.06%↓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6일(현지시간) 예상보다 강한 서비스 경제 지표와 유가 상승 등으로 긴축 경계감이 재차 높아지면서 일제히 하락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98.78포인트(0.57%) 떨어진 3만4443.1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1.35포인트(0.70%) 내린 4465.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8.48포인트(1.06%) 하락한 1만3872.4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에너지, 유틸리티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각각 3.58%, 3.05% 밀렸다.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로 애플뿐 아니라 아마존(-1.39%), 구글 알파벳(-0.96%) 등도 약세를 보였다. AMC 엔터테인먼트는 보통주 최대 4000만주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36%이상 급락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3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하고 연료비 상승을 우려하면서 2.6%가량 밀렸다. 반면 로쿠는 해고를 포함한 비용절감 조치로 3%가까이 올랐다.
투자자들은 국제유가, 국채금리 흐름과 함께 이날 공개되는 주요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발언 등을 주시했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와 유가 상승세, 국채 금리 오름세가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통화긴축 경계감이 한층 강화됐다.
이날 오전 공개된 미국의 ISM 8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4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2.5를 웃도는 수치다.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CNBC는 10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보인 제조업과 대조적으로 서비스 부문은 8개월 연속 확대됐다고 전했다. 재고는 7.3포인트, 고용지수는 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날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서비스업 PMI는 50.5로 최종 집계돼 전월치(52.3)를 밑돌았다. 하지만 기준선 50은 상회해 확장국면을 이어갔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ISM은 몇주간 증시를 괴롭혀온 모든 우려를 강화했다"면서 "높은 국채 금리는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고, 견고한 성장과 끈적한 인플레이션은 Fed에 압력을 지속하며, 유가에 추가 기회를 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우려로 국제유가도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0.85달러(0.98%) 상승한 배럴당 87.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알리안츠 수석고문인 모하메디 엘-에리언은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예상보다 강한 경제상황과 결합해 Fed의 향후 금리 결정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Fed가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이지만 향후 한번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머즈 자본시장리서치 헤드 역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반영될 수 있다"며 "이는 국채금리, Fed의 통화정책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공개된 Fed의 경기평가보고서 베이지북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 성장세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은 둔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9~20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참고자료로 쓰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여전히 93%이상 반영 중이다. 11월 동결 전망은 56%대를 나타냈다. 앞서 Fed가 공개한 6월 점도표 상으로는 연내 한 차례 더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동결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남은 FOMC는 9월, 11월, 12월 등 세 차례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책금리의 정점에 가까워졌거나 심지어 정점에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입수되는 데이터에 따라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주기의 이 단계에서는 인내심, 전체적인 데이터 평가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긴축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29%선에서 움직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보합권인 104.8선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확대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무역수지 적자는 650억달러로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수출이 2517억달러로 전월보다 39억달러 증가한 반면, 수입이 3167억달러로 52억달러 증가해 적자폭 확대로 이어졌다. 다만 7월 무역적자는 다우존스 추정치인 680억달러엔 못미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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