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서도 홍범도 왜 건드리냐 반발"…지지율 흔들린 與 당황

김효성, 전민구 2023. 9.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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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국방부는 해당 흉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이어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으로 여권 지지율이 흔들리자 당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가 실시한 여론조사(9월 2~3일)에서 ‘내일이 총선 선거일이라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30.5%였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29.9%로 두 응답 간 격차(0.6%포인트)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이는 지난달 5~6일 조사보다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31.3%, 민주당은 27.4%로 3.9%포인트 차이였다.

다른 여론조사도 비슷한 경향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여론조사업체 4사가 실시한 조사(8월 28~30일)에서 ‘내년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응답은 42%로 지난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야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응답은 6%포인트 오른 48%였다.

현재 국민의힘은 대체로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에 앞선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가정한 조사에서는 야당에 추격을 허용하거나 일부 조사에선 역전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내일 어느 정당 후보를 뽑겠냐’는 질문은 단순한 정당 지지율보다 유권자 피부에 닿는 질문”이라며 “이런 조사에서 우리 당 상황이 불리하게 변한다는 점에 위기감을 느끼는 의원이 적지 않다”고 했다.

신재민 기자


이런 기류엔 후쿠시마 오염수에 최근 불거진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이 겹친 탓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준석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6일 CPBC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이 너무 이념 위주로 가고 있는 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며 “특히 ‘민족영웅인 홍범도 장군과 관련해서 불필요한 역사 전쟁을 벌일 때인가’라는 국민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5일 MBC라디오에서 “자칫 내년 총선이 ‘홍범도 선거’가 될 수 있는데 그러면 국민의힘은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 지역 초선 의원도 “대구·경북(TK) 지역은 독립유공자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분들 사이에서는 ‘청산리 전투라는 독립운동 사상 최고의 승전고를 울린 홍범도 장군을 왜 건드리냐’는 시선이 있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각종 우려에 당 지도부는 홍범도 논쟁에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난 상태다. 실제로 김기현 대표나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 언급을 삼가면서 여론 추이를 살피는 모양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당이 앞장서서 나설 이유는 전혀 없다”며 “독립운동을 하신 분인 만큼 독립기념관에 모시는 것이 더 적합하다. ‘철거’가 아닌 ‘이전’이라는 점에 국민도 점차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6일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이나 우리 정부가 홍범도 장군의 빛나는 업적을 지우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야권이 마치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행적을 지우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면서 이념 문제로 불붙인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현재는 여야 모두 중도층 이반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상태”라며 “다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구심점이 있는 만큼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효성·전민구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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