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울려라”… 더 매운 라면 출시 경쟁

구정하 2023. 9. 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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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회사들이 앞다퉈 매운 라면을 출시하고 있다.

스코빌지수는 5000SHU로, 4500SHU인 기존의 '열라면큰컵 오리지널'보다 매운맛을 한층 강화했다.

농심은 지난 7월 신라면보다 매운 라면 '신라면 더 레드'(사진)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스코빌지수는 7500SHU으로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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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스코빌지수 신기록 경신중
맵찔이·맵부심 등 신조어까지 나와


식품 회사들이 앞다퉈 매운 라면을 출시하고 있다. 신제품의 스코빌지수(Scoville scale)는 나날이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스코빌지수는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다. SNS를 통해 ‘매운맛 챌린지’ 등이 퍼지면서 매운 음식의 인기가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오뚜기의 ‘열라면’과 협업해 ‘세븐셀렉트 대파열라면’을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대파의 시원한 맛을 살린 인기 상품 ‘세븐셀렉트 대파라면’에 열라면의 얼큰한 맛을 접목한 제품이다. 스코빌지수는 5000SHU로, 4500SHU인 기존의 ‘열라면큰컵 오리지널’보다 매운맛을 한층 강화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새로운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선보였다. 스코빌지수가 약 6000SHU이다. 제품은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으로 총 3종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취향과 상황에 따라 매운맛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매운맛을 ‘화끈함’ ‘칼칼함’ ‘깔끔함’ 등 5가지 지표로 세분화해 제품별로 ‘매운맛 그래프’를 제공한다.

농심은 지난 7월 신라면보다 매운 라면 ‘신라면 더 레드’(사진)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신라면에 청양고추의 양을 늘리고, 소고기·표고버섯 등으로 감칠맛을 보강했다. 스코빌지수는 7500SHU으로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높다. 신라면(3400SHU)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농심 관계자는 “보다 강한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매운 라면 출시 경쟁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불고 있는 매운맛 열풍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세븐일레븐에서 ‘열라면’ ‘불닭볶음면’ 등 대표적인 매운 라면 10여종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뛰었다. 매운 라면을 산 소비자의 49%는 여성, 51%는 남성으로 성별 간 차이가 없었다. 연령대 역시 전체 구매자 중 20대가 30%, 30~40대가 35%, 50대 이상이 32%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매운맛이 ‘매운 음식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매운 음식이 하나의 유행이 됐다. ‘맵찔이(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 ‘맵부심(매운맛+자부심)’ 등의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 매운맛 콘텐츠가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다. 실제로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데는 ‘불닭 챌린지’의 영향이 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매운 음식을 자주 먹게 되고, 매운맛에 둔감해지면서 점점 더 강한 매운맛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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