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키아프 손잡은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두 번째 막 올라

손영옥 2023. 9. 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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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아프’… 코엑스서 VIP 대상
프리즈 서울 120여개 갤러리 참여
지난해 6500억 매출 신화는 ‘글쎄’
영국의 프리즈와 한국의 키아프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VIP를 대상으로 동시에 아트페어를 개막했다. 올해는 양 주최 측이 시간대를 달리해 관객을 분산시킴으로써 프리즈는 혼잡하고, 키아프는 썰렁했던 지난해의 극명한 대비가 완화했다. 사진은 3층 프리즈에 나온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의 쿠사마 야요이 호박 조각.


영국의 프리즈와 한국의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가 손잡은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 ‘프리아프’가 올해 두 번째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오후 1시부터 VIP를 대상으로 동시 개막했다.

3층을 차지한 프리즈 서울에는 데이비드 즈워너 등 국내외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한국갤러리는 국제, 현대, 리안 등 10여 곳 정도. 이들은 서양 미술사 거장인 세잔부터 한국의 1970년대 실험미술 대가인 성능경, 이건용 등 최고의 예술작품 선보였다. 역시 하우즈&워스, 리슨, 화이트큐브, 페이스 등 울트라 슈퍼 갤러리들이 몰린 구역에는 관객들이 더 북적였다. 화이트큐브에는 독일 표현주의 화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거꾸로 그린 사람’ 대작 회화가 시그널처럼 걸렸다. 판매가 165만 달러(22억원)에 나왔다. 웬디슈 아시아총괄 디렉터는 “지난해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 새로운 한국 컬렉터들을 많이 만났다. 그래서 올해 화이트큐브 한국 지점을 내지 않았냐”며 반색했다. 그는 “올해도 성적이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벌써 영국의 유명 조각가인 곰리의 조각 작품과 여성주의 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글씨 작업이 팔렸다”고 귀띔했다. 영국 YBA작가의 대표주자인 데미안 허스트의 1990년대 초기 대표작인 약 상자도 나왔다.

화이트 큐브에 나온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거꾸로 그린 회화.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리슨갤러리는 라이언 갠더, 아니쉬 카푸어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들고 나왔다. 미국의 데이비즈 즈워너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을 호박 조각과 인물화, 점화 등 다양하게 내놨다. 쿠사마의 호박은 워낙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아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모습이 자주 포착이 됐다. 미국의 미니멀리즘 작가 도널드 저드의 작품도 외벽을 장식했다. 도널드 저드,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미 등 이처럼 키아프에서는 볼 수 없는 현대미술사 간판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게 프리즈의 서울 상륙 효과다.

한국에도 지점을 낸 페로탕 갤러리는 리움 전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탈리아의 ‘악동 현대미술가’ 미우라치오 카텔란의 노숙자 조각, 부산에서 전시해 전국적인 관객몰이를 했던 무라카미 다카시의 조각 등 미술관 전시로 익숙한 작가를 공략하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의 리안갤러리 관계자는 “첫날인데도 이건용, 김춘수, 춘모 등 전속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10점 이상 예약되거나 팔린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술사에 편입된 대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는 르누아르, 샤갈 등 거장들의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스터스 섹션에 진출한 학고재는 이상욱, 하인두, 류경채, 변월룡 등 한국 근대 작가들을, 갤러리현대는 1세대 여성 추상화가 이성자를 단독 소개했다.

프리즈 서울이 서구 작가 중심, 거장 일변도만은 아니었다.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와 영국 런던에 화랑을 둔 갤러리1957 부스가 신선했다. 파키스탄, 케냐 등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올해 처음 진출한 화랑 관계자는 “프리즈 서울에 다양성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주최 측에서 우리를 통과시킨 것 아니겠냐”며 “작품 가격은 2만5000∼40만 달러 정도인데, 벌써 3∼4점 팔렸다”고 전했다.

코로나 보복 소비 효과라 프리즈 서울은 지난해 나흘간 6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지만 올해는 경기 악화 등으로 2년 연속 매출 신화가 이어질지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1층 키아프의 행사장 전경.


지난해 프리즈 쏠림 현상으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1층의 키아프 행사장은 올해는 입장객 분산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내 갤러리 140여개를 포함해 210여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개장 초장부터 손님의 발길이 이어졌다. 프리즈는 9일, 키아프는 10일 폐막한다.

글·사진=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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