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28) 모든 사역 은퇴했지만 건강 허락하는 한 하나님 부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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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내 생애에서 참 중요한 해다.
그간 해온 모든 사역에서 은퇴한 해라서다.
가장 오래 사역한 곳이었고 일반 목회자가 경험치 못한 사역 현장이기에 은퇴할 때 하나님께 감사했다.
지위나 직책에서 은퇴한 뒤에도 일이나 사역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 지속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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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기업 목회 시작한 이랜드 등 그간의 사역 경험들 후배들에 전할 터
2017년은 내 생애에서 참 중요한 해다. 그간 해온 모든 사역에서 은퇴한 해라서다. 먼저 16년간 목회해온 가정교회에서 은퇴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가정교회를 섬기면서 한국교회가 추구할 방향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도 하게 됐다. ‘교회에 대해 성경이 말씀하는 걸 제대로 이루기만 한다면 설령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학 교수직에서도 은퇴했다. 교수가 될 생각은 없었는데 뜻밖에 기회가 주어져 12년간 학생을 가르칠 수 있었다. 신학생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었지만 이 기간에 이들에게 배운 게 훨씬 더 많다.
25년간 사역해온 이랜드에서도 은퇴했다. 기업 목회는 한국교회에선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곳에서 목사로 일한 건 개인적으로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오래 사역한 곳이었고 일반 목회자가 경험치 못한 사역 현장이기에 은퇴할 때 하나님께 감사했다. 비즈니스 세계에 목회가 필요한 것을 알게 됐고 동시에 이 세계에서의 목회는 교회와 달라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이 경험은 한국교회 미래에 아주 중요한 자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60대에 들어서면서 은퇴 공부를 시작했다. 은퇴를 앞둔 직장인을 돕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는데 정작 내게 큰 도움이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가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이다. 은퇴는 일이나 사역에서 떠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직책이나 지위로부터의 은퇴다.
지위나 직책에서 은퇴한 뒤에도 일이나 사역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 지속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런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다. 개개인의 경제적 문제도 걸림돌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마지막으로 부를 때까지 일과 사역에서 은퇴할 필요는 없다. 몇 년 전에는 가정사역원에 ‘손주 사역’(grand parenting)을 제안했다. 요즘 우리나라 상황에선 은퇴한 이들에게 주요 사역이 되리라 본다.
여러 일터 사역 동역자의 노력으로 ‘일터개발원’이 생겼다. 이곳에서 그간 해왔던 일터 사역을 지속한다. 일하는 기독교인을 오래 도왔으니 그간 경험을 후배에게 전하려 한다. 기독 실업인을 영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계속하려고 한다.
은퇴 후 생각지 않은 사역을 또 하나 맡았다. 온누리교회 불어예배 사역이다. 교회가 불어예배를 시작할 때 설교자를 찾아 미션 디모데 목회자를 소개하긴 했지만, 그곳에서 사역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면서 본의 아니게 사역을 맡았다. 불어는 능숙하지 않지만 설교는 프랑스인 목회자가 맡으니 제안을 수락했다.
나는 예배에 나올 수 없는 성도의 집을 방문해 예배를 인도한다. 심방 예배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 나는 이를 ‘왕진 예배’라고 부른다. 두세 사람과 집에서 드리는 예배인데 이를 인도하며 보람을 느꼈다. 이들에겐 이 예배가 하나님 말씀을 들을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왕진 예배를 인도하면서 이런 예배가 은퇴한 목회자에게 좋은 사역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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