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사람사진] 런던서 ‘영화 40주년’ 기념전
정지영 감독 “다음 게 최고작”
“지난 1월 정지영 감독의 영화를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봤습니다.
아직 한국에선 개봉하지 않은 ‘소년들’인데요.
정의가 주제인 이 영화에 대해 유럽 사람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마침 올해가 정 감독의 40주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 10월, 영국 런던 ‘런던아시아영화제’에
’하얀 전쟁’ ‘남부군’ 등 영화 8편을 상영하기로 했습니다.
한·영 수교 140주년에 정 감독의 40주년을 기념하니 더할 나위 없죠.”
이는 '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이 전해준 소식이다.
소식을 들은 김에 정지영 감독을 만나 영화 입문 계기를 물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영화감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오발탄’이란 영화를 봤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보여주더라고요.
집에서 책방을 하던 터라 이미 소설과 시나리오도 봤는데도 말이에요.
그때 처음으로 영화를 본 게 아니라 읽은 겁니다.
그러면서 저 영화를 만드는 주체가 누군지 봤더니 감독이더라고요.
그래서 감독이 되기로 결심한 겁니다.”
그 결심의 첫 결실이 1983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이다.
고교 1학년 때의 이른 결심과 달리 첫 영화는 꽤 늦은 편인 게다.
당시 서른일곱 정 감독은 결혼한 상태에 아들까지 있었다.
꽤 힘들었을 당시를 정 감독은 이리 회고했다.
“내가 철이 안 들어서 가족 생계는 아내가 알아서 하겠거니 했죠.
그 바람에 아들은 당시 초등학교를 여섯 번이나 옮겨야 했죠.
이만큼 와서 보니 아내와 아들이 내 영화의 버팀목이었던 게죠.”
정 감독에게 40년 영화 인생에 최고 영화가 뭔지 물었다.
그의 답은 “앞으로 찍을 다음 작품이죠”였다.
그러면서 그는 40년 동안 단 한 번도 만족했던 작품이 없었노라 덧붙였다.
그는 늘 최선을 다했지만, 최고는 아니었으니 다음 작품은 최고이길 꿈꾼 게다.
이렇듯 서른일곱에 입문하여 일흔일곱이 된 정지영 감독,
그가 여태도 최고의 영화를 꿈꾸는 건, 아직도 현역 감독인 이유였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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