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오늘 오후 5시 '김만배·신학림 대화 녹음파일' 원본 공개… "시민 판단 받겠다"
최순실, 박영수 특검 등 의혹 조명도
지난 대선을 3일 앞두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당시 야당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무마 의혹을 제기했던 뉴스타파가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사람의 녹음 파일 원본 전체를 7일 편집 없이 공개한다.
지난 5일 두 번째 입장문을 통해 두 사람 간에 억대의 금전거래가 있었던 사실에 대해 사과하며 "외부 조사위원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던 뉴스타파가 "시민의 판단을 받겠다"며 서둘러 원본 파일 공개에 나선 것은 '허위 인터뷰 제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데다가, 콘텐츠 제휴(CP)를 맺고 있는 포털업체 네이버가 해명을 요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스타파의 인터뷰를 인용한 방송 보도들의 긴급 심의를 결정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전날 언론에 배포한 '뉴스타파, 72분 분량 전체 무편집 공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후 5시 해당 녹음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 직전 대장동 사건 등과 관련한 김만배씨의 음성 파일을 다룬 뉴스타파의 보도를 두고 검찰과 대통령실, 정부·여당이 '허위 인터뷰', '대선 개입' 등의 주장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내일 7일 오후 5시 이번 사태의 한가운데 있는 일명 의 원본 전체, 72분 분량의 내용을 일체의 편집 없이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 뉴스타파는 "같은 시간에 방송되는 에서는 먼저, 지난 5일 뉴스타파가 밝힌 입장문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 사이에 오간 억대의 돈과 관련해, 이유를 불문하고 시민·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어 검찰과 대통령실, 정부, 여당, 보수 언론 등이 일제히 제기하고 있는 주장, 즉 '신학림 전 전문위원이 김만배씨와 공모한 뒤 대화를 가장해 당시 윤석열 후보의 의혹과 관련한 김만배씨의 거짓말을 녹음한 뒤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한 것'이라는 주장을, 대화 녹음 시점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확정 시점의 비교, 녹음 파일에 나오는 주요 내용 등에 기반해 철저히 반박한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특히 대통령실과 여당 등의 주장대로, 김만배씨가 직접 밝힌 '검사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이 정말로 아무런 근거 없는 '가짜 뉴스'인지, 지금까지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를 종합해 검증하고, 이 의혹을 포함해 72분짜리 녹음 파일에 담겨 있는 다른 여러 의혹을 최초로 조명해 사실 여부를 살펴봄으로써 김씨 주장의 허위 가능성을 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에서는 또 '뉴스타파가 일찌감치 녹음 파일을 확보하고도 이를 감춰오다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대선 사흘 전에 보도했다'라는 검찰, 대통령실, 정부, 여당, 보수 언론 등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도 상세히 반박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는 보도자료에 첨부한 '김만배 육성파일 전문 공개 관련 Q&A'를 통해 "지난주 검찰이 신학림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부터 일부 언론과 집권 여당,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문화체육부와 서울시, 그리고 대통령실까지 일제히 뉴스타파를 향해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김만배씨가 신학림씨와 공모해 허위 인터뷰를 한 뒤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함으로써 대선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일방적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해당 보도를 했던 2022년 3월 당시에는 72분의 '김만배 육성 녹음 파일'에는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다수의 개인 정보가 담겨 있어 전체를 공개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며 "하지만 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과 의혹, 그리고 부당한 정치공세와 언론탄압이 나오고 있는 지금, 뉴스타파는 이 녹음 파일이 대선개입을 위해 사전에 기획된 허위 인터뷰로 들리는지 시민들께서 직접 판단하실 수 있도록 음성파일 전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두 사람의 녹음 파일 대화는 국민의힘 당내 대선경선 후보 8명이 결정된 2021년 9월 15일에 이뤄졌고, 윤석열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건 50일 뒤인 2021년 11월 5일이었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겨냥한 허위 인터뷰라는 의심은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일 공개되는 김만배 음성 파일 전체를 들어본다면, 도저히 대선 개입을 위해 기획된 허위 인터뷰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직접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예 '인터뷰'라고 부를 수 없는 사적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당시 보도 내용 중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 시절 직접 검찰에 출석한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준 것처럼 오해를 일으킬 수 있게 편집된 점은 인정했다.
뉴스타파는 "다만, 녹음파일 중 김만배씨가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라는 부분과, '조우형이 검찰에 출석해서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라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조서를 인용한 부분은 다소 분명하게 처리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라며 "그러나 전체 보도의 취지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여당은 이 부분을 빌미로 뉴스타파가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윤석열이 커피를 타줬다고 보도했다'는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문제의 핵심은 윤석열 검사가 조우형에게 직접 커피를 타줬는지, 혹은 직접 만났는지가 아니라 조우형 사건을 왜 수사하지 않았는지,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왜 2015년 수원지검에서는 기소했는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타파는 윤석열 정부가 뉴스타파를 공격하는 이유는 검찰과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 보도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7년부터 뉴스타파는 우리 사회의 성역 중 하나인 검찰권 남용에 대한 보도에 집중해왔는데, 검찰 권력이 점점 커지고 급기야 국민의 힘 후보로 검찰 출신 대통령까지 배출되다 보니 뉴스타파의 검찰 비판 보도가 곧 국민의 힘 또는 현 정부 여당 비판 보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것이 현 정부와 여당이 뉴스타파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이유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신씨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으로 있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났고, 담당 검사가 커피를 주게 하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녹음 파일은 대선 사흘 전인 지난해 3월 6일 신씨가 자문위원으로 있던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신씨는 2018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뉴스타파 전문위원을 지냈다.
당시 뉴스타파 보도에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기는커녕 여러 불이익을 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불과 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에 당시 야당의 대선 후보였던 윤 후보의 검사 시절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여당 후보였던 이 후보의 대장동 비리 연루 가능성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았던 만큼 선거 결과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보도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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