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 뜻 반하면 끌어내려야”…여당 “내란 선동”

위문희 2023. 9. 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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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두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 있다.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민의 뜻에,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민항쟁”을 선언한 데 이어 단식 7일째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을 부추기는 발언까지 하자 파문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당장 “심각한 대선 불복 행위이자 내란 선동”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6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김어준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는 주인인 국민이 지켜내야 된다”며 “결국 링 위에 올라가 있는 선수들이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지를 감시하고, 잘못할 경우에는 지적하고, 정말로 국민의 뜻에,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인데 그게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내 반대 세력은 전부 반국가 세력’이라고 한다. ‘짐이 곧 국가다. 내가 왕이다’라고밖에 읽히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을 비난하며 한 얘기다.

“내년 총선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건 만약 저들이 다수당이 되거나 하게 되면 법과 제도까지 통째로 뜯어고칠 것 같다”며 “뭔가 장기집권이나 무력에 의한 영구 집권을 꾀하는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소속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거론한 지 하루 만에 이 대표가 직접 “끌어내려야 한다”며 공격 수위를 높인 것이다. 설훈 의원은 전날 정치 분야 첫 질문자로 나서 고 채수근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언급하며 “직권남용이 분명하고 대통령이 법을 위반한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탄핵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두관 의원도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죽이는 반민족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기다리는 것은 탄핵밖에 없다”고 탄핵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국민 5000만 명이 모두 권력을 행사한다면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은 대표를 통해 권력을 행사한다”고 발언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경질도 요구했다. “국민 주권을 부정한, 헌법 제1조를 위반한 발언”이라고 하면서다. 이 대표의 강경 기조에 친명계 원외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국무위원 전원 해임건의안 의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다만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 직후 “탄핵과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에) 만약 개입했다면 직권남용이고 국정농단이란 차원에서 설훈 의원이 문제제기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당 차원의 탄핵 추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버텨야 한다는 의지냐”며 “검찰 소환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며 내란 선동성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를 “회초리를 든 무서운 의붓아버지”라고 빗댄 것을 두고서도 “잘못은 본인이 저지르고 갑자기 재혼 가정을 비하하고 있다”(백경훈 상근부대변인)는 지적도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잇따른 탄핵 발언에 대해 “심각한 대선불복 행위”라며 “잊어버리려고 하면 탄핵을 얘기하는데 탄핵이라는 게 헌법을 위반했거나 탄핵 사유가 있어야 한다. 정상적으로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에 대해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계속해서 탄핵을 언급하는 야당의 행태는 헌법 위에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한 선출 정부에 대한 내란선동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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