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은 트로이 목마… 북러 회담 가능성에 서방 공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러시아 언론은 북한이 러시아의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하며 서방을 공황에 빠트리고 있다고 평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6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이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할 작은 가능성만으로도 서방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리아 노보스티는 뉴욕타임스(NYT)·가디언·워싱턴포스트(WP) 등 서방 매체들이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무기 거래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해석했다.
통신은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기도 했다. "북한은 한국과 일본의 군사 기지에서 가해지는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러시아와 중국을 지키는 강력한 방어선이 될 수 있다"면서다. 북한을 잠재적인 적의 앞마당에 놓인 강력한 무기라 본 것이다,
트로이 목마는 그리스군이 트로이 전쟁에서 철수하는 척하면서 남긴 거대 목마다. 트로이는 이를 전리품으로 알고 성안으로 끌고 들어갔다가 그 속에 숨어 있던 그리스 장수들에 의해 패망했다.
통신은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양국이 엄청난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비축한 무기에 대해 "대부분은 소련 포탄과 미사일이어서 러시아의 무기 시스템과 호환될 수 있으며,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 북한군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동기부여가 잘 돼 있는 군대"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비공식적 군사동맹의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북한군은 러시아의 최신 군사 기술과 잘 결합할 수 있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전투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보수 성향 매체 차르그라드는 '김정은은 러시아에 없는 것을 갖고 있다' 제하 기사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전략적 우호 관계를 맺으면 군사·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키릴 코트코프 극동연구소장의 견해를 소개했다. 코트코프 소장은 "우리의 기계 산업은 망가졌지만, 북한은 기계를 생산하고 있고 소련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자체 군사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대화하고 협력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장비 분야를 비롯한 군사 기술 협력을 논의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아마 우크라이나에 옵서버(관찰자)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가 서방과 관계를 고려해 동참했던 북한에 대한 제재는 오래전에 폐기됐어야 했다면서 "제재는 우리 관계에 해를 끼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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