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육사 정신적 뿌리는 국방경비대사관학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일 “육군사관학교의 정신적 뿌리는 국방경비사관학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육사의 정신적 뿌리는 신흥무관학교인가 국방경비사관학교인가”라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육사의 정신적 뿌리가 일제강점기 독립투사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라는 입장을 견지해온 것과는 배치되는 답변이다.
신흥무관학교는 1911년 우당 이회영 선생 등이 사재를 털어 중국 만주에 세운 독립군 양성기관이다. 1920년 일제의 탄압으로 문을 닫을 때까지 2000명 이상의 독립군을 배출했고 졸업생들은 청산리전투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다.
이 장관이 육사의 뿌리로 답한 국방경비사관학교는 1946년 5월 서울 태릉에 세워진 ‘국방경비대사관학교’로, 1945면 미군정이 세운 ‘군사영어학교’가 그 전신이다.
군사경력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군과 만주군에서 활동하던 장교들이 국방경비대사관학교에 편입됐으며 1948년 ‘육군사관학교’로 개칭됐다.
안 의원이 “우리는 헌법을 계승하고 있는데 광복군과 신흥무관학교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반헌법적, 반국가적 발상이 아닌가”라고 말하자 이 장관은 “(국군이 아니라) 육사에 한정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안 의원이 “대한민국에 사는데 어떻게 육사만 보고 이야기하나. 전체를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육사에 있는) 흉상 5인에 대해서 홍범도 장군을 빼놓고 나머지 4인은 신흥무관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장관은 “육사의 정체성, 생도 교육의 차원에서 이해해달라”면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그렇다 해서 저희 국방부나 육사가 독립운동이나 여기에 대한 업적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홍범도 장군이 북한을 이롭게 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이 장관은 “북한하고 직접적으로 관계는 없지만 결국은 김일성의 6·25 전쟁을 사주한 것이 스탈린 공산당이라고 본다. (홍 장군이) 스탈린이 집권한 이후 공산당 입당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국방부는 이날 저녁 이 장관의 답변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1946년 태릉에서 개교한 국방경비대사관학교가 1948년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이라는 의미로 답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육군사관학교 개교 이전에 대한제국육군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 임시육군무관학교 등 육사의 연원이 된 다수의 무관학교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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