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탄소까지…Scope 3의 ‘준엄함’ [경영칼럼]
협력사 포함 생산 전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 측정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는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다. 그 차이는 시장을 미리 파악해 글로벌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급격한 상황 변화에 뒤처지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고, 반대로 적극 대응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다만 국내 기업이나 기관의 ESG는 이제 첫발을 내딛는 시작 단계라 성공 기회가 열려 있다. ESG 중 핵심적인 영역이 온실가스 감축이다. 지난 6월 26일 발표된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의 지속 가능성 공시 기준서 발표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됐다. 이 기준서는 온실가스 감축 범위를 ‘Scope 3(스코프 3·연관 배출)’까지 포함했는데, 기업은 Scope 3 배출량까지 감축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Scope 3는 Scope 1·2 배출원을 제외하고, 제품 생산이나 기업 운영 전 과정(LCA·Life Cycle Assessment·환경 전 과정 평가)에 내재된 온실가스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제품의 원료 채취, 생산, 수송·유통, 사용, 폐기 전 과정뿐 아니라, 원료 공급업체 배출량까지 더한다. 그야말로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한다. 기업 입장에서 Scope 3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 수준을 넘어 가치사슬 전반의 모든 온실가스 배출량을 간접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Scope 1·2 배출은 재생에너지 전환, 열 교환 설비 구축, 전기자동차 전환 등의 방법으로 기업 통제 아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Scope 3 배출은 공급업체와 협력해 감축해나갈 수밖에 없다. 기업이 Scope 3 탄소 배출량 제재에 대처하려면 단계별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
첫째, 측정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Scope 3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과제가 명확해졌는데도, 대다수 기업은 아직 배출량 산출에 대한 측정 시스템조차 구축돼 있지 않다.
탄소 배출량은 ‘ISO 14000’과 ‘ISO 14064’ 시리즈 산출 규격에 따라 정확하게 수치로 산정된다. 국내에서도 ISO 14025에 따른 환경성적표지인 EPD(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 저탄소 인증을 따른다. 제품(서비스 포함)의 원료 채취, 생산, 유통, 사용, 폐기의 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환경성 정보(환경에 미치는 영향)를 계량화해 표시하는 제도다. 이처럼 탄소 발자국을 수치화해야 얼마만큼 배출하고 있는지 알고 감축안을 세울 수 있다.
둘째, 순환 시스템 인증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순환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요하다. 글로벌 인증 기준에 따르면 재활용 제품의 Design(설계), Production(생산), Zero Waste(순환) 단계가 중요하다. 단순히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단계를 넘어 폐기물 소각, 매립에 따른 또 다른 자연 훼손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셋째, 넷제로(Net-Zero) 에너지 혁신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이다. 제품 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제조 설비, 공장 운영 단계에서 에너지 자립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고정림 아키테코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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