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대 학군’인데 재건축 도전까지…부동산 순항 중인 이곳! [재건축 임장노트] (31)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9. 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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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그린·무지개·건영·주공 안전진단 순항

대치동, 목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으로 불릴 만큼 교육열이 높고 인구 유입이 많은 중계동. 서울시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한 이후 노원구 아파트들이 하나둘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계동에도 안전진단을 추진 중인 단지가 꽤 있다. 그중 입지가 뛰어나고 단지 규모도 가장 큰 ‘중계그린’은 일찍이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해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계그린은 지난 6월 노원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안전진단 용역 업체가 보고서를 9월 말쯤 작성해 노원구에 제출하면, 이르면 10월 초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노원구 ‘중계그린’은 중계동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다. (윤관식 기자)
중계그린은 7호선 중계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3481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1990년 준공돼 올해로 33년 차를 맞았다. 높이는 최고 15층이고 총 25개동으로 구성됐으며 용적률은 191%다. 이 단지는 2021년 10월 재건축 첫 관문이라고 평가되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으나, 이후 금리 인상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이제야 정밀안전진단에 돌입하게 됐다. 중계동에서 정밀안전진단에 도전하는 것은 중계그린이 처음이다.

중계그린은 정밀안전진단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이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신청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준비 중인 하계동 ‘하계장미(장미6단지, 1880가구)’처럼 재건축을 진행해 사업 속도를 높여보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5월 하계장미는 ‘신속통합기획·정비계획 수립 협력 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낸 바 있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면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같은 인센티브도 노려볼 수 있다. 각종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돼 사업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대지지분이다. 중계그린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은 32.01㎡에 그친다. 옛 평형으로 치면 10평이 안 되는 규모다. 가구 수는 많지만 10~20평대(전용 39~59㎡) 중소형 평형으로만 이뤄진 탓이다. 이 단지 주력 평형은 옛 21평형인 전용 49㎡(1645가구)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은 조합원들이 평균적으로 소유한 대지지분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분이 적으면 일반분양도 적고, 지분이 크면 일반분양도 많이 나올 수 있어 사업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평균 대지지분이 15평 이상이면 기존 물량에서 15~20% 정도 신규 물량이 나올 것으로 추정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중계그린은 대지지분이 적은 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아주 적거나 없을 확률이 높고 그만큼 조합원이 내야 할 분담금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임대주택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내고 사업성을 개선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주공 등 중계동 노후 단지들

예비안전진단 줄줄이 통과

어쨌든 중계그린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이후 행보는 다른 중계동 단지에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마침 올 초 서울시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완화한 이후 중계동 일대에서도 안전진단을 받아두려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계그린 외에 ▲무지개 ▲중계주공4단지 ▲중계주공5단지 ▲중계주공6단지 ▲중계주공7단지 ▲중계주공8단지 ▲중계건영2차 ▲경남·롯데·상아 ▲현대2차 ▲동진 등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중계그린을 비롯해 무지개, 중계건영2차는 지하철 7호선 중계역과 맞닿아 있는 게 장점이다.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까지 30분대에 이동 가능하고, 중간에 2·5·6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 수인분당선, 신분당선으로도 환승 가능한 노선이다.

이 중 중계건영2차는 중계그린 다음으로 안전진단 추진 속도가 나는 단지다.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을 진행해왔는데 지난 6월 예치금 1억5983만원을 납부한 이후 지금은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준비 중이다. 중계그린, 무지개와 비교해 대단지는 아니지만, 단지가 당현천과 맞붙어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용적률(242%)이 중층 단지가 몰려 있는 중계동에서도 높은 편이라 재건축 사업성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중계그린과 무지개 용적률은 각각 191%, 193%다.

경남·롯데·상아를 합친 일명 ‘경롯상’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앞의 세 단지만큼 역세권은 아니지만 동 위치에 따라 7호선 중계역과 하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중계주공4~8단지는 중계역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학원가가 형성된 은행사거리와 가까운 게 장점이다. 시내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하철역이 멀어도 교육 수요 때문에 젊은 부모 유입이 꾸준한 곳이다. 이 중 5단지는 은행사거리와 맞붙어 있으면서 단지 규모도 중계주공 가운데 가장 크다.

교통이 불편했던 단점도 현재 공사 중인 동북선(2026년 예정)이 개통하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동북선은 2·5호선 왕십리역에서 출발해 동대문구 경동시장, 강북구 미아사거리역을 지나 노원구 상계역을 잇는 도시철도 사업이다. 동북선이 들어서면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왕십리역까지 출퇴근 시간이 약 46분에서 약 22분까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계동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아직 정밀안전진단 문턱도 넘지 못한, 사업 극초기 아파트다.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되더라도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비롯해 추진위원회 설립,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오랜 기간 자녀를 키우면서 직접 거주할 요량이라면 ‘가성비’ 거주지로 나쁘지 않지만, 재건축은 이제야 첫발을 뗀 만큼 주민 간 협의가 잘 이뤄지는지,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지는 않은지 추이를 지켜보다가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5호 (2023.09.06~2023.09.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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