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징역 100년' 서씨 사연 어떻길래…특별사면 여부 주목

현예슬 2023. 9. 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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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서. 사진 청원사이트 change 캡처


열아홉살 때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고 30년째 복역 중인 미국 시카고 한인 장기수 앤드루 서(49·한국명 서승모)씨의 사면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5일(현지시간) 1993년 9월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범인 서씨가 J. B.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에게 제출한 특별사면 청원이 수개월째 계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서씨는 1995년 재판에서 10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80년형으로 감형됐다. 그러나 2002년, 2017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친 사면 청원은 모두 거부됐다. 올해 넣은 사면 청원은 지난 4월 일리노이 수감자 심사 위원회(IPRB) 심의를 거쳐 주지사에게 전달됐다.

트리뷴은 "서씨는 교도소에서 보인 모범적 모습이 용서와 자비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쿡 카운티 검찰 역시 사면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프리츠커 주지사가 사면 대상자를 언제 결정할지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태어난 서씨는 두살 때인 1976년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했다. 이민 9년 만에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2년 후 강도에게 살해당했다. 서씨는 다섯살 위인 누나 캐서린에 의지해 살았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도 유명 사립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을 지내고,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한 그는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사건은 그가 대학 2학년 시절 발생했다. 그는 누나의 지시대로 집 차고에 숨어있다가 누나의 동거인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당시 캐서린은 서씨에게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며 권총과 도주용 항공권을 건넸다.

하지만 곧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캐서린이 80만 달러(약 10억원)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돈 문제로 갈등을 빚던 어머니를 오두베인과 함께 살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캐서린과 오두베인은 함께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서로가 알리바이를 보장해줘 수사망에서 빠져나왔다.

서씨는 오두베인 살해 후 죄책감을 호소하며 자백했고, 캐서린은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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