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하면 피하세요” 황당경보…伊인부 5명 못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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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외곽 브란디초역 인근에서 선로 작업 중이던 인부 5명이 열차에 치여 숨진 참사의 배경에는 황당할 만큼 허술한 경보체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사 직전 원청업체 직원이 하청업체 인부 5명에게 "여러분, 제가 '기차'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세요. 아시겠죠?"라고 말한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시속 160㎞의 고속으로 달리고 있던 열차가 야간 선로 교체 작업 중이던 인부 5명을 덮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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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외곽 브란디초역 인근에서 선로 작업 중이던 인부 5명이 열차에 치여 숨진 참사의 배경에는 황당할 만큼 허술한 경보체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사 직전 원청업체 직원이 하청업체 인부 5명에게 “여러분, 제가 ‘기차’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세요. 아시겠죠?”라고 말한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시속 160㎞로 달리는 고속열차에 대한 사고 예방책이 고작 ‘인간 경보기’였던 셈이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의 Tg1 뉴스는 사망자 중 한 명이 사고 직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짧은 동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사망자 가운데 가장 젊은 케빈 라가나가 촬영한 것으로, 사고 발생 불과 30분 전의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는 “여러분, 제가 ‘기차’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세요”라고 말하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탈리아 철도 관리 회사 RFI의 직원인 안토니오 마사라고 보도했다.
그는 RFI 하청업체 소속 인부 5명을 관리하는 역할이었다.
RFI 직원의 발언은 또 해당 직원이 열차가 작업 중인 선로를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RFI 직원이 ‘인간 경보기’ 역할을 했지만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브란디초역 인근 참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47분쯤 벌어졌다.
시속 160㎞의 고속으로 달리고 있던 열차가 야간 선로 교체 작업 중이던 인부 5명을 덮친 것이다.
열차가 연착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점도 참사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청업체 소속 인부 5명은 모두 숨졌다. 이들을 감독하던 RFI 직원과 하청업체 소속 작업팀 감독자는 목숨을 건졌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RFI 직원이 관제센터로부터 세 차례나 작업 승인을 거부당했음에도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수사관들은 이러한 안전 수칙 위반이 이번 한 번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반복된 행태였는지 조사 중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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