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용 햄에서 '돼지 지혈제' 나와…"발견 못했다면 학생들이 먹었을지도"

동물 상처 치료제 '알러스프레이' 혼입
제조사 측 햄 회수 후 학교에 사과문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전수조사 중"

강원 춘천시 내 한 고등학교가 급식 재료로 납품받은 햄에서 발견된 이물질이 '동물 지혈제' 성분의 의약품인 것으로 확인돼 관계 기관이 조사에 착수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학교 영양교사 A씨는 지난달 28일 점심 급식을 준비하기 위해 통햄을 자르다가 햄 안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해당 이물질은 흰색 가루 덩어리 형태로, A 교사는 이를 촬영해 사진으로 남겼다.

햄에서 발견한 이물질 [사진출처=연합뉴스]

이후 햄은 진공 포장해 냉동 보관했고, 납품업체인 춘천먹거리통합지원센터(먹거리센터)가 이를 회수했다.

문제가 된 햄은 전국의 학교와 대형마트 등에 납품되는 제품으로, 유명 가공육 브랜드인 B사의 제품이며 김제 공장에서 가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가 검사한 결과 이물질은 돼지 사육 단계에서 지혈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인 '알러스프레이'로 확인됐다. 제조사는 도축 및 원료육 가공 과정에서 선별되지 않아 이물질이 최종 혼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B사는 해당 학교에 사과문을 보내는 한편 이물질 선별 공정 강화와 원료육 납품 농가에 해당 약품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장은 B사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성토하며 더 강화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영양교사가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학생들이 이를 먹었을 것"이라며 "우리 학교뿐 아니라 다른 유치원 및 초등학교 등에 얼마나 납품됐는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해당 성분이 인체에 유해한지 아닌지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관리를 강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제품을 학교에 납품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이물질 혼입이 알려지자 전수조사에 나섰다.

현재까지 초등학교 한 곳에 같은 햄이 납품된 것으로 조사됐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해당 제품에 대해 1개월 납품 중지를 조치했다. 강청룡 먹거리센터 이사장은 "이물질이 발견된 햄이 어느 학교에 납품됐는지 2개월 치를 전수 조사 중이며 확인하는 대로 회수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