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가능”까지…올해 더 기승, 고연전 ‘암표 거래’

이강민 2023. 9. 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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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농구 티켓) 20만원 가능합니다" "NBA도 17만원인데..."

고려대와 연세대의 스포츠 정기전인 고연전(연고전)을 앞두고 두 학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암표 거래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경기장이 바뀌면서 수용 가능 인원이 더 줄어 암표 거래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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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정기 연고전’에서 학생들이 야구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 (농구 티켓) 20만원 가능합니다” “NBA도 17만원인데...”

고려대와 연세대의 스포츠 정기전인 고연전(연고전)을 앞두고 두 학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암표 거래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양교의 친선을 다지는 건강한 대학 축제라는 정기전의 취지와 정신을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두 학교에 따르면 ‘2023년 정기 고·연전’은 오는 8~9일 연세대 주관으로 야구, 농구, 빙구, 럭비, 축구 등 5개 종목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중 야구와 빙구, 농구 경기는 입장권과 초대권 없이 관람할 수 없다. 개막식도 입장권이 필요하다. 경기장 수용 인원이 제한적인 만큼 두 학교는 각각 학생회 등을 통해 무작위 추첨을 통해 티켓을 무료 배분해 왔다.

올해도 초대권 배부와 입장권 추첨이 이뤄졌다. 이를 전후로 이달 초부터 두 학교 교내 커뮤니티엔 경기 티켓을 판매하거나 구한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표를 구했거나 초청권을 받은 이들이 5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붙여 ‘암표 거래’에 나선 것이다.

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캡처


‘암표 거래’ 문제는 코로나19로 3년만에 재개된 지난해 연고전(고연전) 때도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도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 올해 경기장이 바뀌면서 수용 가능 인원이 더 줄어 암표 거래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높아진 수요에 20만원을 제시하며 농구 티켓을 사겠다는 이까지 등장했다.

고려대 에브리타임 캡처


고려대 졸업생 문모(29)씨는 “재학 당시에도 암표가 있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코로나 이후 수요가 늘어 문제가 더 심해진 것 같다”며 “당근 마켓 등에도 표가 보여 에타(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뿐 아니라 거래 플랫폼이 늘어 암표 문제가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졸업생 김모(27)씨는 “예전에는 축구, 야구, 럭비는 표 없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올해는 야구도 입장권을 받는다”며 “오늘만해도 100개 넘는 판매 글이 올라왔는데, 도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거래글 중엔 야구 암표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한 동문들도 정기전을 참관하려는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입장시 학생증과 표 정보를 대조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세대 졸업생 김모(26)씨는 “단과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을 때도 초대권을 중심으로 암표 거래가 있었다”면서 “기본적으로 학생증과 티켓을 같이 확인하고 입장시켜도 재학생에게 배정되는 암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졸업생 문씨는 “암표를 막으려면 개인과 표 정보를 대조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도 “현장에서 선후배들끼리 표를 주고받기도 하고 초대권 자체가 암표로 풀리는 경우가 많아 학교보다 학생들의 양심에 맡기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교는 표를 배부하는 학생회 측에 암표 문제를 신경써 달라고 계도는 하고 있다”며 “부정한 암표가 확인되면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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