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중장비 시장 열린다...국내 첫 충전소 준공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국내 최초로 산업기계 수소충전소가 준공됐습니다.
그동안 관련 인프라와 제도가 갖춰지지 않아 수소 중장비 보급이 어려웠는데 이런 여건이 개선될 예정이어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이와 관련해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오늘 준공된 수소충전소 어떻게 생겼습니까?
<기자> 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북 군산에 있는 건설기계부품연구원에 굴착기나 지게차가 쓸 수 있는 산업기계용 수소충전소를 만들었습니다.
화면을 준비했는데 함께 보실까요. 전체적으로 외관이 화려해 보이진 않죠. 딱 기능에 충실한 모습이고요.
수소 주입기(디스펜서) 자체는 현대로템에서 만들었습니다. 수소 주입 과정에서 온도와 압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작동 원리는 현대차 넥소 같은 수소차에 주입하는 것과 같습니다. 산업용 중장비에 쓴다고 해서 다르진 않고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주입기 용량이 더 크다는 점입니다.
시연에 사용된 지게차는 국내 중소기업이 만들었고요. 현대모비스가 만든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됐습니다.
<앵커>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배터리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추세인데 중장비는 수소 쪽으로 가는 흐름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중장비들은 출력이 중요한데 배터리를 사용하면 필요한 출력을 내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게차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어 물류센터에서 냉동식품을 운반해야 할 수도 있는데 배터리를 쓰면 온도 때문에 충전이 어렵습니다.
밖에서 충전한 뒤 쓰면 되지 않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위생문제 때문에 물류센터 안에서 충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에선 이런 수소지게차가 이미 상용화 됐습니다. 월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곳에서 쓰고 있는데 3분만 충전하면 8시간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중장비 분야의 큰 흐름은 수소가 유력하다는 얘기군요. 우린 이제야 첫 충전소가 생긴 만큼 갈 길이 멀어 보이는데 준비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 12월 수소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수소법이 만들어졌는데 수소중장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려면 개선해야 될 점들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보조금 지급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행법은 넥소 같은 수소차량만, 그리고 이런 차를 위한 충전소만 지원할 수 있도록 돼있거든요.
두 번째는 수소충전소에 반드시 안전관리사를 둬야 한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셀프 충전이 안 된다는 건데 가뜩이나 적자인 충전사업자들에게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요.
마지막은 수소중장비도 차량들이 이용하는 일반 수소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산업부는 내년까지 이런 내용들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2호, 3호 중장비용 수소충전소가 따로 생기는 게 아니라 수소중장비도 일반 수소충전소를 쓸 수 있게 된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전국에 하이넷이나 E1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180여개 수소충전소가 있는데 앞으로 이런 충전소들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국내 산업기계 기업들도 수소중장비 개발은 마친 상태입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두산밥캣이 대표적인 기업이고요. 두 기업 모두 시제품을 만들어 시운전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HD현대 측은 출시 목표시기를 2026년으로 잡고 있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는데요. 내연기관 엔진처럼 수소를 폭발시키는 방식의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새로운 시장이 생겨날 준비가 차근 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군요. 다른 걸림돌은 없습니까?
<기자> 수소 단가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요.
1kg당 8,000원 대였던 게 지금 9,900원, 조금 있으면 1만3,000원대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그렇다고 충전소가 마진을 남기지도 못합니다. 정부가 운영비 80%를 지원해줘도 적자입니다.
충전소도 덕양이나 에어리퀴드코리아 같은 수소전문업체에서 수소를 사오는데 말하자면 이 원가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SK E&S와 효성이 연말께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어서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도 어느정도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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