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나서는 국힘... "김태우는 무죄"
[곽우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 남소연 |
"김태우는 무죄이다."
국민의힘이 고심 끝에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를 내는 것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라며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공식화했다. 자당 소속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어 직이 박탈된 탓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이지만, '무공천 원칙'을 결국 깨게 됐다.
"유재수와 조국이 유죄면, 김태우는 무죄이다"
김기현 대표는 "유재수(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와 조국(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감찰 무마한 사건이 유죄가 됐다"라며 "그와 같은 불법 사실을 공익제보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김명수 대법원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고 편향된 것인지를 확인해주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거짓말쟁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가 저지른 횡포에 대해서 이제는 많은 분들이 깨닫고 있다"라며 "유재수와 조국이 감찰 무마한 것이 유죄면, 김태우는 무죄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당헌·당규상 보궐선거 원인에 따른 무공천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이 사안은 김명수 대법원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당규에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하여 재·보궐 선거가 발생한 경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국민의힘은 무공천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이 계속 물음표를 던지자, 김 대표는 "다른 질문 하시라"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20개가 넘는 기초단체장 선거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라며 더 이상의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김 대표는 전략공천을 할지, 경선을 치를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공천 절차는 당헌·당규에 따라서 공모하고 심사하는 절차"라며 "공천관리위원회가 독자적으로 독립해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 절차에 따라서 진행할 것"이라고만 이야기했다.
▲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김태우 강서구청장(전 검찰 수사관)이 지난 2023년 8월 10일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 연합뉴스 |
여의도에서는 용산 대통령실이 김태우 전 구청장에게 재출마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관련 기사: "사면해 준 대통령님께 감사, 다시 강서구청장 출마"). 김 전 구청장도 재도전 의사를 공식화했고, 당은 언론의 관심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다(관련 기사: '직 상실 강서구청장을 어찌할까', 고민 깊은 국힘).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파견되었다가 당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그를 공익 제보자라며 추켜세웠고, 실제로 그가 폭로한 사안 중 일부는 사실로 확인되어 관련자들이 처벌받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폭로 중 일부는 공무상 비밀이기 때문에 누설해서는 안 되는 건으로 보고 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가 개인 비리 혐의로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조사를 받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해, 폭로의 동기도 순수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이고 한동훈 법무부장관까지 나서서 그의 고발이 가졌던 공익성을 강조했다. 김태우 전 구청장을 적극 옹호했던 당정의 기류가 결국 김태우 전 구청장의 재공천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이다. 이미 김 전 구청장은 선거사무소까지 차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했다(관련 기사: "반드시 이겨야"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로 '경찰 출신' 공천). 김태우 전 구청장의 전략공천이 확정될 경우 검찰 수사관 출신 여당 후보와 경찰 출신 제1야당 후보 간 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의당은 권수정 전 서울시의원은 강서구청장 후보로 결정하여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진보당·노동당·녹색당과 함께 '진보4당'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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