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상인 대신 관광객들이 찾는 카라반사라이
[이상기 기자]
▲ 쉐키의 여름궁전 |
ⓒ 이상기 |
일반적으로 남쪽으로 들어가 궁전을 보고 북쪽으로 나오는데, 우리는 북문으로 들어가 남문으로 나오기로 한다. 그것은 북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왕의 궁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왕의 궁전은 쉐키의 왕인 하지 샬랍(Haji Chalab: 1743~1755)에 의해 건축이 시작되었고, 1762년 완성되었다.
그러한 사실은 궁전 입구의 문 위에 적힌 안내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8세기 1762년, 왕의 궁전, 세계적 의미의 기념물"이라는 현판이다. 궁전을 둘러싼 성벽은 궁전보다 늦은 1800년대 완성되었다고 한다. 성벽은 길이가 1.2㎞, 높이가 4-6m, 두께가 2m에 이른다.
▲ 쉐키의 여름궁전 내부 |
ⓒ 이상기 |
2층은 왕과 가족들의 주거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실, 침실, 주방 같은 생활공간이 있고, 휴식과 일을 공유하는 공간이 있다. 이들 방의 벽과 천장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1층에는 사냥과 전투 장면을 그린 역사기록화가 인상적이다. 2층에는 문학과 전설 속의 이야기를 그린 프레스코화가 특징적이다.
이처럼 주제가 있는 그림을 제외하면 벽에는 당초문과 꽃그림이 많은 편이다. 일부에는 기하학적 문양이나 동물 그림을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되어 외부의 빛이 안으로 비쳐 들어오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방안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느낌이다. 이러한 스테인드글라스 양식은 이란의 쉬라즈와 테헤란 왕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제르바이잔의 건축이 이란과 영향을 주고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아제르바이잔이 실크로드를 통해 남쪽으로 이란, 서쪽으로 터키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 카자르시대 인물조각상 |
ⓒ 이상기 |
안내판을 보니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의 가르침에 따라 쉐키의 전통도자기를 재현하고 그것을 후세대에 전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적혀 있다. 이곳에서도 대통령의 가르침과 지도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응용미술 센터 외부 담 위에 카자르시대 인물 조각들이 세워져 있다. 이슬람 신자답게 모두 터번을 쓰고 수염을 길렀다. 각계 각층의 대표적인 인물을 표현한 것 같다. 표정이나 손동작들이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다.
▲ 전통화풍으로 그려진 카라반사라이 |
ⓒ 이상기 |
여기서 남쪽으로 경사진 곳을 내려가면 6세기 알바니아 시대 지어진 교회가 있다. 이 교회는 신도가 없어 교회로서의 기능을 더 이상 하지 못하고, 응용예술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 응용예술박물관으로 사용되는 알바니아교회 |
ⓒ 이상기 |
그러므로 농산물과 축산물 가공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관광산업에 투자해서 외국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쉐키의 볼거리로는 왕궁 외에도 카라반사라이, 모스크, 목욕탕 등이 있다. 이들은 왕궁 아래 구시가지에 위치한다.
▲ 쉐키 카라반사라이 외부 |
ⓒ 이상기 |
카라반사라이는 도적으로부터 상인과 물품을 보호하기 위해 성처럼 지어졌다. 출입구도 성문처럼 작게 만들어졌다. 문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정원을 중심으로 직사각형의 2층 건물이 사방을 감싸고 있다. 이곳 카라반사라이에는 300개의 방과 창고가 갖춰져 있어, 상인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가운데 정원에는 옛날 사용되던 물건들이 일부 진열되어 있다. 야자나무와 활엽수를 심어 그늘을 드리우도록 했다. 정원에는 작은 연못을 만들었고, 그 주변으로 의자를 만들어 놓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쉬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 쉐키 카라반사라이 내부 |
ⓒ 이상기 |
이들은 20세기 들어 기차와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카라반사라이는 숙박과 창고 기능에서 문화와 관광 기능으로 그 쓰임새가 바뀌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문화유산과 호텔로 카라반사라이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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