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 주고 허위 인터뷰' 김만배 압수수색…추가 구속영장은 기각
검찰이 대장동 업자 김만배씨가 지난 대선 때 ‘허위 인터뷰’를 하고 돈을 건넨 혐의와 관련해 6일 김씨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날 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씨 집과 화천대유 사무실 등 3곳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1일 김씨를 인터뷰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 15일 김씨를 인터뷰한 뒤 책값 명목으로 받은 1억6500만원의 대가성과 보도 경위 파악, 물증 확보를 위해 이뤄졌다. 김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과 공모해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의 수사를 덮어줬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해 3월 6일,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두고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 무마 의혹’과 무관한 것을 알면서도 주변인들을 동원해 윤 대통령을 공격하고, 정작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방어하는 ‘가짜 뉴스’를 생산했다고 보고 있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인 조우형씨는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대검 중수부에 출석할 때 만났던 검사는 박모 검사 뿐이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또 올해 6월 검찰에 출석해 김만배씨가 뉴스타파 인터뷰 전 자신에게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달라”며 전화했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한 차례 소환통보를 거절한 신 전 위원장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허위 인터뷰를 전후해 이재명 대표 측과 공모한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9월 1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투자회사 대표가 법정에서 저보고 빨갱이 공산당 같다고 했다”며 자신은 대장동 개발이익 환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공산당’이라는 표현은 김만배씨가 이튿날 신 전 위원장과 인터뷰 도중 이 대표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며 “내가 욕을 많이 했지. X같은 새끼, XX놈, 공산당 같은 새끼 했더니”라는 대목에서 다시 인용됐다.
법원, 김만배 구속기간 연장 않기로…오늘 밤 출소
한편 검찰이 김만배씨의 구속기간을 연장해달라며 청구한 추가 구속영장은 이날 기각됐다. 지난 2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구속된 김씨의 1심 구속기간(6개월)은 7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1일 횡령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하지만 김만배씨의 대장동 본류 사건을 재판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통상의 영장실질심사와 달리 재판부는 영장 기각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재판의 향방에 대한 예단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영장 기각에 대해 검찰은 “다양한 방식으로 심각한 증거인멸이 이미 저질러졌고, 향후 또다른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한 점에 비추어 법원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은 공소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현재 진행 중인 중요사건 수사에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씨는 당초 대장동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올해 1월 자해 소동을 벌였고, 결국 2월에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영장이 기각되면서 김씨는 7일 0시 이후에 출소한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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