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수 34곳 마약 검출…낙동강 하류 부산에 첫 감시망
부산시가 상수원 성분에 마약류가 있는지 감시하기로 했다. 수질 감시 항목에 마약류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식약처 조사 결과 전국에 있는 하수처리장에선 최근 3년간 필로폰 등 마약류 성분이 잇따라 검출되고,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마약류 사용량도 늘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낙동강 물금ㆍ매리 지점 등 취수원 성분 감시항목에 마약류와 의약물질 등을 추가해 정기 검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사람이 마시는 상수원 수질은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따라 관리한다. 미생물과 유해 영향 무기물질 등이 기준에 포함된다.
이와 별개로 각 지자체는 ‘수질 감시 항목’을 자체 지정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현재 부산시 상수도본부가 감시항목으로 지정해둔 건 조류독소물질과 깔따구 유충 등 286종이다.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현재 부산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상수 취수원 수질 감시항목에 마약류를 포함해 관리하는 곳은 없다. 이에 따라 상수도본부는 내년엔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을 포함해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2025년부터는 마약류 물질 5종(필로폰ㆍ암페타민ㆍ엑스터시ㆍ코카인ㆍLSD)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후 의약물질과 농약류를 추가하면 부산시 상수도본부 수질 감시항목은 2027년까지 331종으로 늘어난다.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국내 마약 사용이 급증하면서 하수로 배출되는 마약류 성분도 늘었다는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이런 대책을 내놨다. 지난 6월 식약처가 발표한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2020~2022)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ㆍ도 하수처리장 가운데 3년 연속 조사 대상이 된 34곳의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클럽 마약’으로 악명 높은 엑스터시(MDMA) 성분이 검출된 곳은 2020년 19곳에서 지난해 27곳으로 늘었다.
하수역학은 시료에서 검출된 마약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유량과 인구 등을 따져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이다. 유럽연합(EU)과 호주 등에서도 활용한다.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식약처는 인구 1000명당 하루 평균 필로폰 사용량은 21.8㎎, 엑스터시 사용량은 2.58㎎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부산 등 항만도시의 1000명당 일평균 필로폰 사용 추정량은 31.63㎎으로 비(非)항만도시(18.36㎎)와 비교해 58.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항만 주변에서 유통되는 마약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앞서 부산시의회도 취수원 감시항목에 마약류를 추가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시의회 강무길 의원은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되는 마약류가 증가하는데 낙동강 수계 하류에 있는 부산에서 취수원 감시항목에 마약류가 빠져있는 건 문제”라며 “부산시 상수도본부가 자체적으로 마약류를 감시하려면 환경부 취급 허가 등을 받아야 하고, 검사 장비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조례 등을 만들어 취수원 마약 감시 체계가 마련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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