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인데 8강 한일전?” 언짢은 벨 감독, 일본 넘어야 메달
기대가 컸던 여자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콜린 벨 감독이 아시안게임으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5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벨 감독은 “선수들을 다시 만나 행복하다. 선수들의 체력 과 몸 상태를 점검한 뒤 소집 기간 내 구체적인 훈련 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을 말하면서도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은 씻을 수 없었다. 여자대표팀은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H조 최하위(1무2패·승점1)에 그치며 각 조 2위까지 오를 수 있는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콜롬비아(0-2패), 모로코(0-1패)에 의외의 연패를 당한 여자대표팀은 당시 ‘세계랭킹 2위’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1-1 무승부를 이루며 희망은 살렸다.
벨 감독도 월드컵을 떠올리면서 “나 역시 많이 아쉬웠다. 콜롬비아전 전반 30분까지는 괜찮았는데 페널티킥 실점 후 선수들이 꺾였다. 그래도 독일전에서는 우리가 원했던 움직임이 나왔다”며 “관심과 기대가 컸는데 부응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벨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 소집 기간 이 짧다. 과거가 된 월드컵은 뒤로하고 아시안게임에 더 집중해서 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남자 축구와는 달리 여자 축구에는 연령 제한이 없지만, 아시안게임은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에 펼쳐지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의 차출 의무가 없다. 이금민(브라이턴), 이영주(CFF마드리드)와 무소속 상태인 조소현은 명단에서 빠졌다. 월드컵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도 제외됐다.
벨 감독은 “아시안게임 명단 제출은 월드컵 개막 전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월드컵 이후 부상 등 어떤 이슈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명단을 확정했기 때문에 어려웠다. 페어는 예비 명단에조차 없어서 소집하지 못했다”면서도 “항상 승리를 목표로 한다. 우리가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너먼트 등 대회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벨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1위를 하면 (D조 1위가 유력한)일본과 만나게 된다. 왜 조 1위끼리 대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납득하기 어려운 진행 방식이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A~C조는 3팀, D조와 E조는 4팀 배정됐다. 각 조 1위 5개국과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3개국이 8강에서 격돌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D조 1위와 E조 1위가 8강에서 충돌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과 일본이 D조와 E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8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수 있다.
일본은 중국-북한과 함께 아시아 여자축구 최정상급 팀으로 꼽힌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우승팀 스페인에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팀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겨냥했던 여자 축구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3회 연속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선제골을 내준 뒤 이민아 헤더 동점골이 나왔지만, 종료 5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자책골을 범하면서 미끄러졌다. 당시 대회에서 일본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너무 일찍 만나게 되는 것은 부담이지만,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 입장에서 일본은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다. 벨 감독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며 설욕 의지를 보였다. 8강서 패하면 노메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기는 방법 밖에는 없다.
한국은 22일 미얀마를 시작으로 25일 필리핀, 28일 홍콩과 E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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