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이 친일이면 '흥남시 농업계장' 文 부친도 친일이냐"…정무위 '술렁'

정도원 2023. 9. 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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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치하에서 흥남읍사무소 농업계장으로 봉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의 친일 행적 혐의에 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국회 정무위원회가 술렁였다.

직후 박 장관이 백선엽 장군과 같은 1920년생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가 일제 치하에서 공무원으로 봉직한 게 사실이라면 왜 친일파가 아니냐고 반박하자, 정무위 회의장은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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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생 文 부친, 일제 시대
때부터 공무원으로 봉직 의혹
동년배 백선엽은 만주국의 중위
"왜 한쪽은 친일파고 한쪽은 아니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데일리안

일제 치하에서 흥남읍사무소 농업계장으로 봉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의 친일 행적 혐의에 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국회 정무위원회가 술렁였다. 백선엽 장군 등을 향한 야권의 '친일몰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인데, 문용형 씨의 친일 의혹에 관한 언급은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는 금기시 됐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선엽이 스물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그분도 1920년생으로 나이가 똑같은데 그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그건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떤 근거로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다른 한쪽은 친일파가 안돼야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용형 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으로 1920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다. 흥남읍사무소 농업계장으로 봉직했는데, 보통문관시험에 합격해 일제 치하에서부터 공무원으로 봉직해왔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보통문관시험은 일제 치하 실무공무원을 선발하는 시험으로, 고위공무원을 발탁하는 고등문관시험과 함께 조선인이 관직에 나아갈 수 있는 통로로 기능했다.

한편 백선엽 장군은 같은 1920년생으로 평안남도 남포에서 태어났으며, 1941년 일제 식민 치하의 조선을 떠나 당시 만주에 수립돼 있던 만주국으로 건너가서 만주군관학교에 입교했다. 이후 만주국 멸망 때까지 만주국의 군부대 중 하나인 간도특설대에 중위로 있었다.

박민식 장관의 발언은 문용형 씨와 동년배인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단정짓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 장관을 향해 "백선엽이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는 것은 특별법과 정부가 운영하는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이라며 "그런데도 장관은 백선엽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에 장관직을 걸겠다고 했다"고 다그쳤다.

그러자 박 장관은 "국가가 역사적 진실을 규정할 수 없다"며 "친일반민족행위특별법과 그 위원회라는 것은 노무현정부 때 만든 위원회고, 당시 구성이 거의 10대1 정도로 편향된 인사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백선엽은 친일, 정부위원회서
내린 결론"…반박 과정서 朴 발언 나와
'금기' 文 부친 친일론에 정무위 '발칵'
"야당 의원들이 공격하니 답변한 것"

직후 박 장관이 백선엽 장군과 같은 1920년생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가 일제 치하에서 공무원으로 봉직한 게 사실이라면 왜 친일파가 아니냐고 반박하자, 정무위 회의장은 발칵 뒤집혔다. 전 정권에서 금기시됐던 문 전 대통령 부친의 친일 행적 의혹을 거론한 박 장관을 향해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고성을 내질렀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러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고성으로 맞대응했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정권에 충성하는 자리냐. 장관은 장관답게 행동하는 게 맞다"며 "이 자리에서 (백선엽과 문용형 등) 누구누구를 비교하면 논쟁만 된다"고 당부했다.

반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보훈부 장관이 '백선엽을 친일이라고 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강점기 때 관직을 했으니까 그러면 그것도 친일이냐'고 되물은 것 아니냐"라며 "(민주당 의원들) 여러분들이 공격하니까 답변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데, 그것으로 보훈부 장관을 몰아붙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일방적인 주장만 해서 서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 계속 논쟁만 하게 된다"며 "'내 말이 옳다,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보훈부 장관을 혼내면 어떻게 하느냐"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박민식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라며 "이는 문 전 대통령의 (스스로 쓴) 책 '운명'에도 나와있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고인에 대한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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